
'6·27 대출규제' 시행 이후 시장 관망세 속에서도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4000건대에 육박하는 등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대출 상한이 6억원으로 제한되면서 규제 전 시장에 적극 참여했던 20~30대가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반면, 50~60대 중장년층이 ‘똘똘한 한채’를 찾아 아파트 매수에 나서면서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7일 한국부동산원의 연령대별 아파트 매입건수를 분석한 결과, 6·27 대출 규제가 본격화된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전체 매매 거래 중 50~60대의 매수 비중은 27.2%로 집계됐다. 이는 대출 규제 전인 지난 6월(24.9%)과 비교해 2.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50대의 경우 이 기간 16.5%에서 16.9%로, 60대 매수 비중은 8.5%에서 10.3%로 높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20~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은 35%에서 33%로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대출 의존도가 높은 20~30대가 규제 영향으로 매수 관망세가 짙어진 반면, 자금력을 갖춘 50~60대는 대출 규제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오히려 집값 상승을 기대하며 ‘똘똘한 한채’로 갈아타기에 나서고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그동안 대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매입에 나섰던 30대,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20대들이 대출 규제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집값이 오른 상황에서 갭투자 등의 방법도 쉽지 않아 시장을 관망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면 중장년층은 자금력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어 규제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50~60대가 본격적인 아파트 매수에 나서면서 아파트 거래량을 받치는 모습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984건으로 집계됐다. 대출 규제 전 수요가 급증했던 6월 9291건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감소하긴 했어도, 초고강도 규제 속에서도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해제 영향이 있던 연초 거래량과 비슷한 수준을 보인 셈이다. 이달 말까지 신고기한이 남아있는 8월 거래량도 2983건에 달했다.
집값도 다시 과열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9월 첫째 주 '주간KB아파트 시장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7% 오르며 2주 연속 상승폭이 확대됐다. 건설경기 침체로 내년부터 입주 물량이 감소하는 데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등이 맞물려 6·27 대출 규제가 집값 상승을 억제하기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가격은 9월 첫째 주 기준으로 31주째 연속 상승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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