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희 에스크베이스 대표가 지난 3일 제주 구좌읍에 있는 리만팜에서 자이언트 병풀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리만코리아]
제주 동쪽 구좌읍 행원리에 자리한 스마트팜 ‘리만팜’. 리만코리아가 운영하는 이 시설은 자사 고기능 스킨케어 브랜드 아이씨디(ICD·옛 인셀덤) 핵심 원료인 ‘자이언트 병풀’을 재배하는 곳이다.
리만코리아는 지난 3일 취재진에 생산시설을 공개하며 "일반 화장품이 정제수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리만코리아는 제주 용암해수를 활용해 자이언트 병풀 효능을 극대화했다"고 강조했다.
리만팜은 1만4800㎡(약 4500평) 규모 크기에 연구동·재배동·관람존으로 구성돼 있다. 관람존에서 바라본 재배동은 축구장 절반 크기에 달한다. 길이 18m의 재배 베드 64개가 줄지어 놓였고, 천장은 불소수지(ETFE) 필름으로 덮여 있다. 이 소재는 자외선을 투과시켜 광합성을 촉진해 병풀 생장에 유리하다. 이날도 실내 공간에 쏟아지는 햇살이 고스란히 전달돼 병풀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리만팜 관람존에서 바라본 자이언트 병풀 재배동의 모습 [사진=홍승완 기자]
자이언트 병풀은 ICD 제품 원료로 활용한다. 병풀은 '호랑이풀'로도 불린다. 호랑이가 상처를 입으면 병풀에 뒹굴어 치료했다는 이야기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만큼 회복·재생 효과가 뛰어나 상처 치료 연고의 주요 성분으로도 쓰인다.
리만코리아 원료 제조사 에스크베이스의 이태희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K-뷰티가 주목받는 가운데 코스메슈티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그 중심에는 고대부터 쓰였고, 현대과학으로도 효능이 입증된 병풀이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메슈티컬은 화장품(Cosmetic)과 의약품(Pharmaceutical)의 합성어로, 의학적으로 검증된 성분을 함유한 기능성 화장품을 뜻한다.
리만코리아가 제주를 선택한 이유는 기후적 조건이다. 병풀은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서 많이 재배되는데, 제주 지역 온도·습도·일조량·강수량이 마다가스카르와 유사하다는 점에 리만코리아는 주목했다. 리만팜은 빛·온도·습도 등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팜 시스템이다 보니 날씨·계절 상관없이 병풀을 안정적으로 수확할 수 있다.
앞서 리만코리아는 2019년 자이언트 병풀을 신품종으로 출원했다. 2022년에는 품종 보호 등록을 마치며 2042년 7월까지 독점적 사용 권리를 확보했다.

일반 병풀(왼쪽)과 자이언트 병풀 크기 차이 [사진=홍승완 기자]
자이언트 병풀은 잎 면적이 일반 병풀보다 2.8배 큰 점이 특징이다. 그렇다 보니 효능에서도 차별화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대표는 "(자이언트 병풀은) 일반 병풀 대비 보습에 관여하는 히알루론산 생산능력이 48%, 주름 개선과 관련된 콜라겐 발현량이 63%,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 함량이 81% 높다"고 말했다.
관람존에는 일반 병풀과 자이언트 병풀이 나란히 전시돼 있는데, 줄기 길이와 무게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리만코리아는 용암해수 사용도 강점으로 내세운다. 미네랄이 풍부한 제주 용암해수를 재배 과정에 활용해 원료 효능을 끌어 올렸다는 뜻이다. 정제수를 쓰는 대다수 화장품 회사와 달리 리만코리아는 용암해수를 사용해 차별성을 확보했다.
회사는 자이언트 병풀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지난 2022년 미국 진출 이후 대만·홍콩으로 확장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말레이시아·멕시코·싱가포르로 판로를 넓혔다. 하반기에는 아시아와 유럽 주요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이 대표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원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관련 투자와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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