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왼쪽에서 두 번째)과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오른쪽에서 세 번째_가 HD현대필리핀조선소를 둘러보며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HD현대]
HD한국조선해양이 중국에 내줬던 일반상선 시장 탈환의 교두보를 필리핀에 세웠다. 베트남에 이어 두 번째 해외 조선소인 현대필리핀조선소가 첫 선박 건조에 착수하면서다.
HD한국조선해양은 2일(현지시간) 필리핀 수빅만 현대필리핀조선소에서 11만5000톤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건조를 위한 강재 절단식을 열었다. 이번 선박은 지난해 12월 아시아 선사로부터 수주한 4척 시리즈 중 첫 번째다. 강재 절단식은 선박 건조의 시작을 알리는 절차다.
행사에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 메리케이 칼슨 주필리핀 미국대사, 이상화 주필리핀 한국대사,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 등이 참석해 축하를 전했다.
현대필리핀조선소는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해 5월 서버러스 캐피탈과 임차 계약을 맺고 출범한 곳으로, 베트남 칸호아성 현대베트남조선에 이어 두 번째 해외 생산 거점이다. 베트남 조선소는 연간 10여척을 건조하는 동남아 최대 규모 조선소로 성장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벌크선과 탱커 등 일반상선 시장에서 중국에 밀려난 국내 조선업계가 현대필리핀조선소를 통해 경쟁력을 회복하고 시장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필리핀조선소는 군수 분야와의 연계도 가능하다. HD현대중공업은 2022년 필리핀에 군수지원센터를 설립해 현지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수행해왔으며, 이번 조선소 역시 마스가(MASGA) 프로젝트 등 전략적 사업의 거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또한 베트남 조선소, 신규 법인 HD현대비나(가칭), 싱가포르 투자법인(예정)과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조선 기자재와 인력을 유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는 "필리핀은 정부 지원과 우수한 인적자원을 갖춘 신흥 조선 강국"이라며 "현대필리핀조선소를 활용해 글로벌 수주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D현대는 지난달 25일 서버러스 캐피탈, 한국산업은행과 함께 '한·미 조선산업 공동 투자 프로그램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 마스가 프로젝트의 첫 협력 모델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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