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승리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전용열차에 오른 가운데 이번 방중에서도 김 위원장의 생체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전용 화장실과 꽁초 회수 등 철저한 보안 조치가 마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김정은의 건강 상태 파악이나 암살 시도로 이어질 수 있는 생체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전용 열차에는 특수 장비가 설치돼 있다고 한국·일본 정보기관을 인용해 2일 보도했다.
이에 이번에도 김 위원장의 전용 화장실이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배설물이 외부로 흘러나가 건강 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철저히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다. 김 위원장은 북한 내 군 관련 시설이나 국영 공장 시찰 때도 전용 화장실과 개인 욕실을 차량에 함께 반입해 왔다.
앞서 2018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판문점 ‘평화의 집’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고 북측이 별도로 준비한 전용 화장실을 이용했다. 같은 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울러 2019년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이 탑승한 열차가 중국 난닝역에 정차했을 때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김정은의 담배 꽁초를 직접 회수하는 장면이 화제가 됐던 바 있다.
이는 타액이 묻은 꽁초로 건강 정보 노출을 우려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이 사용한 성냥까지 다시 성냥갑에 넣는 모습도 보였다.
또한 북·미 정상회담 기간 숙소로 이용한 호텔에서는 수행원들이 머리카락이나 침 등의 흔적을 제거했으며 김정은 위원장이 사용한 식기류도 DNA 정보가 남지 않도록 완전히 세척했다고 전했다. 서명식에서도 개최 측이 준비한 펜 대신 북측이 가져온 펜을 사용해 지문 채취를 차단했다.
이번에도 북한은 김 위원장을 겨냥한 암살을 대비해 소독 등을 철저히 할 가능성이 높다. 2018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수행원은 김정은이 앉을 예정인 의자에 소독약을 분사한 뒤 좌석·등받이·팔걸이를 수차례 정성스럽게 닦았고 공중에 소독제를 뿌리기도 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의 건강 정보는 곧 체제 안정을 좌우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머리카락이나 배설물 등 생체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북한은 ‘생체정보 밀봉’ 전략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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