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수해·폭염에 이어 극한 가뭄...추석 앞두고 농산물 가격 상승 우려 고조

  • 배추, 감자, 사과 등 주요 성수품 가격 오름세

  • 배추 한달새 23%·사과 전달 대비 18.5% 상승

 
5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배추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배추가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전국 곳곳에 산불, 수해, 폭염, 가뭄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면서 농산물 가격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성수품 수요가 급증하는 추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물가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31일 한국농어촌공사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기준 강릉시 최대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4.9%로 전날(15.3%)보다 0.4%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평년 저수율(70.7%) 대비 21% 수준으로 저수 공급 마지노선인 15%가 무너진 것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0일 강원도 강릉시를 찾아 현황을 살핀 뒤 재난사태 선포하고 국가 소방 동원령 발령을 지시했다. 자연 재난인 가뭄으로 재난 사태가 선포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소방 동원령 발령에 따라 전국 각지에서 소방 탱크 차량 50대가 동원돼 물을 하루 약 2000t 공급하게 된다. 

영동 지역 가뭄이 지속되면서 농산물 가격 상승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영동 지역은 국내 고랭지 채소 주산지다. 강릉 안반데기는 여름에도 다른 지역보다 서늘해 배추, 무 등 노지채소가 자라는 대표적인 곳으로 유명하다. 강원도 고랭지 배추는 전국 고랭지 배추 생산량 가운데 약 90%를 차지한다. 강원도에서 생산되는 감자도 전국 생산량 중 30%를 웃돈다. 

특히 올해는 봄철 대형 산불, 여름철 이른 폭염 등 자연재해가 연이어 닥치면서 농산물 시장이 불안정하다. 이미 지난 봄 대형 산불로 전국 사과 재배 면적 10%가량이 피해를 입었다. 이른 폭염으로 발생한 일소 현상으로 배와 포도 등 과일 작황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산물 성수품 수요가 급증하는 추석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물가당국으로서는 고민거리다. 추석 한 달 전부터 각종 선물용, 제사용 수요가 증가한다.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 기간 농산물 가격이 들썩인다. 

폭염과 가뭄이 계속되면서 농산물 가격은 당분간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배추 소매 가격은 포기당 6671원으로 한 달 새 23% 상승했다. 감자 소매 가격은 100g당 400원으로 전달에 비해 13% 뛰었다. 사과(10개)와 마늘(1㎏)도 각각 3만3389원, 1만1982원으로 한 달 전과 비교해 18.5%와 5.4% 비싸졌다. 

농촌경제연구원(KREI)은 농업관측 전망을 통해 "9월 고온으로 인해 배추 작황 부진이 우려된다. 감자 출하량도 6.5%가량 감소해 9월에 가격이 평년보다 20% 정도 비쌀 수 있다"고 예측했다. 사과에 대해서는 "올해 생산량이 평년 대비 1.0~1.5%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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