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7 대책 시행 두 달 만에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절반으로 꺾이며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계대출 수요가 큰 폭으로 둔화했다. 그럼에도 하반기 예상되는 가을철 이사 수요와 기준금리 인하 등은 다시 가계대출 반등의 불씨가 될 수 있어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28일 기준 762조197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758조9734억원)보다 3조2237억원 늘어난 수치다. 7월 증가폭(4조1386억원)과 비교해서는 1조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8월 29~31일 대출 실행분을 포함한다고 해도 8월 가계대출 증가폭은 3조원대에 그칠 전망이다.
가계대출이 둔화하고 있는 건 6·27 대책 이후 주담대 수요가 크게 꺾인 영향이 크다. 6·27 대책엔 주담대 6억원 한도 제한, 만기 30년 제한, 6개월 이내 전입 의무화 등 유례 없는 초강력 규제가 담겼다. 이에 그동안 가계대출 상승세를 주도하던 주담대 상승폭도 큰 폭으로 꺾였다. 6월 5대 은행 주담대는 9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5조7634억원)을 나타냈으나 대책 직후인 7월 4조5452억원에 이어 8월엔 28일까지 2조7253억원 증가에 그쳤다.
현재 증가 속도대로라면 8월 주담대 증가폭은 3조원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월 증가폭이 3조원대로 주저앉는 건 지난 4월(3조7495억원) 이후 4개월 만이다. 통상 주택 매매 계약일과 실제 대출 실행일 간 2~3개월의 시차가 있어 8월부터 6·27 대책 효과가 시장에 점차 반영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올 하반기 가계대출이 반등할 수 있는 불안 요인은 여전히 남아있다. 당장에 9월부터 가을 이사철 등 계절적 요인으로 가계대출이 늘 수 있다. 지난해 9월에도 이사 수요 증가 등 영향으로 5대 은행 주담대가 6조원 가까이 급증한 바 있다.
10월 예정된 기준금리 인하 여부도 불안 요인이다. 이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시장에선 ‘10월 인하론’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는 통상 대출 수요를 자극하고, 가계대출을 되살리는 불씨가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 금융당국 역시 가계대출 움직임을 지켜보며 추가 대출 규제를 검토 중이다. 대표적으로 규제지역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 강화나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 조정 등이 거론된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LTV를 낮추고,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추가로 내리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6·27 대책 시행 효과로 주담대가 크게 주춤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완전히 가계대출이 안정화됐다고 보긴 이르기 때문에 추가 대출 규제나 부동산 대책 등이 나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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