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이날 오전 14.9%로 전날(15.3%)보다 더 낮아졌다. 평년 저수율(71%) 대비 5분의 1에 불과하다. 강릉시는 이미 지난 20일부터 계량기 50% 잠금 제한급수를 시행했지만 저수율이 마지노선 밑으로 떨어지자 상위 단계로 격상했다. 일부 고지대에서는 수돗물이 끊기는 등 불편이 현실화하고 있다.
농업용수 공급도 전면 중단됐다. 시는 그간 ‘3일 공급·7일 제한’ 방식으로 물을 나눠왔으나 저수율이 15% 선에 근접하면서 30일부터 오봉저수지 농업용수 공급을 멈췄다. 다만 강릉 내 10개 저수지가 여전히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어 농민 피해를 최소화할 대책이 병행된다. 시 관계자는 “급수난이 장기화하면 농작물 피해가 불가피해 대체 급수 방안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0일 강릉 현장을 찾아 대책회의를 주재하며 “가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가 가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식수 확보는 공동체 의식으로 풀어야 한다”며 전국 지자체 차원의 협력을 당부했다. 이에 행안부는 같은 날 오후 7시 강릉 일원에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강릉 지역 최근 6개월 강수량은 평년 대비 절반에 그쳤다.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평년 대비 5분의 1에 머물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강릉시는 “당분간 뚜렷한 비 소식이 없어 절수와 급수차 지원 외에는 방법이 없다”며 주민의 적극적인 절수 동참을 당부했다.
강릉은 유독 자연재해가 잦은 지역이다. 2002년 태풍 루사 때는 하루 870㎜ 폭우가 쏟아져 큰 피해를 입었고, 2014년에는 열흘 넘는 폭설로 179㎝의 눈이 쌓였다. 최근까지도 대형 산불이 이어지며 주민들은 ‘재해 트라우마’에 시달려왔다. 이번에는 극심한 가뭄이 겹치면서 또 다른 고통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긴급재난사태 선포는 자연재난으로는 첫 사례다. 과거에는 2005년 양양 산불, 2007년 태안 기름유출, 2019년 강원 동해안 산불, 2022년 울진·삼척 산불 등 주로 화재나 수해에 국한됐다. 정부는 가뭄 상황을 국가적 위기 수준으로 격상해 범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피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근본적 예방책을 마련하겠다. 국가와 지자체가 협력해 강릉이 안전한 생활 터전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물 관리 체계를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장기적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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