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운틴 하우스=니나 프루덴버거 지음, 노유연 옮김, 한길사
모로코 하이아틀라스산맥 흙집부터 알프스 숲속 오두막, 경기도 양평 콘크리트 집까지. 저자는 5대륙 12개국에 흩어진 산속 집 21채를 찾아 나섰다. 고립된 산속의 아름다운 집만을 보여주는 게 아니다. 산과 함께 살아가는 법에 대한 서사이며 사람들의 삶과 자연의 관계를 탐구한 기록이다.
책 속 집들은 걸작보다는 완성되지 않은 거친 모습에 가깝다. 집주인이 돌과 나무를 주워 직접 지은 집, 수십 년간 방치된 허름한 오두막을 개조해 만든 집, 천장이 뻥 뚫리고 마루가 갈라진 집 등을 볼 수 있다. 각 집에는 자연환경을 해치지 않고 함께 살아가려는 태도가 배어 있다. 집주인들은 햇빛이 드는 방향을 고려해 창을 새로 내고, 겨울철 적설량에 맞춰 부엌 위치를 바꾸는 등 자연의 흐름을 읽으며 살아간다.

김구, 안중근, 안창호 등 대표적인 독립투사들은 계급과 성별, 종교와 사상이 서로 달랐지만 나라를 회복하겠다는 한마음으로 자신의 삶을 불태웠다. 어떤 말은 높은 이상과 실천적인 교훈을 담았고, 또 어떤 말들은 한 인간의 감동적인 결단을 노래했다. 각 말은 한 편의 시를 연상하게 한다. 독립운동가들의 육성을 직접 읽으며 광복 80주년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시인은 시집에서 여름 밤하늘을 수놓은 ‘대삼각형’ 별자리를 거닐며 사랑을 실천한다. 대삼각형 별자리는 별 세 개(데네브, 알타이르, 베가)가 모여 만드는 선명한 삼각형으로, 뜨거운 계절의 낭만과 신비로움을 상징하기도 한다. <여름 대삼각형>은 사랑의 다채로운 빛깔과 형태를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한다. 시인은 서둘러 답을 내리지 않고, 질문을 던지며 사랑의 본질을 곱씹게 한다. 사랑은 뜨겁고 환히 빛나지만 때로는 익숙하면서도 조용히 숨겨진 별빛처럼 신중하고 겸손한 태도로 마주해야 함을 일깨운다.
자연과 동식물에 대한 시인의 깊은 애정은 시집 곳곳에서 은연중 드러난다. 시인은 나무가 제 스스로 자라날 수 있도록 조용히 돌보며 사랑하는 기쁨을 느낀다. 또한 사랑을 통해 ‘나’라는 존재를 끝없이 탐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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