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가구업체 코아스의 바이오 신사업…점프업 발판일까, 화려한 포장술일까

  • 신약개발업체 노벨티노빌리티 지분 내달 인수

  • 재무상태, 경영구조 불확실성 해소 여부 주목

상장사 코아스 홈페이지 사진코아스 홈페이지 갈무리
상장사 코아스 홈페이지 [사진=코아스 홈페이지 갈무리]

상장사에 있어 '신사업'은 호재인 동시에 악재다. 기존 주력사업에 '새 날개'를 달기 위한 신사업 진출이라면 시장의 호평을 받지만, 주력 사업이 한계에 부딪힌 탓에 신사업을 모색하는 것이라면 시장은 우려를 표한다. 그간 해왔던 사업과 동떨어진 신사업을 추진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기대와 우려가 상존한다. 

코아스는 사무용가구 제조업체다. 1992년부터 관련 사업을 해왔다. 국내 내수시장 점유율 순위는 3위다. 30년 넘게 가구 사업을 하던 이 회사는 지난 22일 신약개발사 노벨티노빌리티 인수를 발표하며 제약·바이오 산업에 뛰어들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는 급등했다. 22일 주가는 14% 급등했고, 25일 장중 한때 25% 이상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날 장 마감 때 3.28% 하락으로 돌아섰고, 26일에는 15% 넘게 급락했다. 시장의 평가가 '호재'에서 '리스크'로 빠르게 돌아선 것이다. 제약·바이오 신사업은 코아스의 점프업을 이룰 방안일까, 아니면 화려한 포장술일까. 
 
갑자기 바이오사업 뛰어든 가구업체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아스는 오는 9월 8일 노벨티노빌리티 지분 244만1009주(약 150억원 규모)를 취득할 예정이다. 총 투자 약정금액은 500억원에 달한다. 코아스는 이번 M&A 목적에 대해 "신약개발·제약 바이오 분야 신규 진출과 관련해 양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코아스가 인수 예정인 노벨티노빌리티는 지난 6월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자진 철회한 기업이다. 당시 18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이 무산돼 연구개발 자금 확보가 시급했다. 코아스 관계자는 "노벨티노빌리티는 현재도 1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있지만, 연구개발을 이어가기 위해 추가 자금이 필요했다"며 "IPO가 무산된 이후 고민하던 중 코아스와 전략적으로 매칭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무구조도 불안하다. 지난 2023년까지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던 노벨티노빌리티는 지난해 12월6일 1~9회차 RCPS(상환전환우선주) 약 511억원을 모두 보통주로 전환하며 회계상 자본총계를 플러스로 돌려놓았다. RCPS가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부채로 잡히던 항목이 자본으로 전환된 것은 사실이나, 이는 재무제표상 수치 개선일 뿐 실질적인 현금 유입은 아니어서 재무 안정성이 실제로 확보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코아스는 노벨티노빌리티 인수 전에 제약·바이오 사업 진출 의지를 여러 번 내비쳤다. 작년 11월에는 709억원을 들여 키르기르스탄에 '코아스 키르 유한책임회사'라는 법인을 신설한다고 공시했다. 동물 의약품 생산·유통을 담당하는 현지법인을 만든다는 내용이다. 올해 3월에는 50억원을 투입해, 펩타이드 기반 바이오소재 및 신약개발을 하는 애니젠 지분 82만주를 취득했다. "바이오분야 신규사업 진출과 관련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라는 게 당시 코아스 측 설명이다. 
 
경영권·재무상태 등 불확실성 해소할까?
제약·바이오 신사업을 추진하려는 코아스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최근 며칠 긍정과 부정을 오갔다. 잇단 제약·바이오 기업 인수로 신사업 추진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선 일단 긍정적이다. 하지만 코아스 내부의 경영 불확실성, 재무여력 등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일단 재무적 안정성 문제다. 코아스는 지난 2020년부터 5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23년과 2024년 각각 30억원, 7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22억원의 적자를 냈다.

경영권 구조도 복잡하다. 올해 반기보고서상 최대주주는 노형우·노재근씨이지만, 실제 경영권은 메자닌 투자자인 백운조합 외 3인이 쥐고 있다. 지난해 CB(전환사채) 300억원, BW(신주인수권부사채) 100억원 등 총 400억원을 투자한 이들은 전환 여부에 따라 지분율이 크게 바뀔 수 있어, 경영권 재편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백운조합 등이 보유한 CB와 BW의 전환 청구·행사 가능 기간이 다음달 11일로 도래하면서, 단기간에 대규모 신주가 출회될 수 있어 오버행 리스크도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총 931만7492주의 신주가 시장에 출회될 가능성이 있어, 현재 주식 수 대비 283%에 달하는 대규모 물량이 단기간에 쏟아질 수 있다. CB와 BW 전환가액이 4293원으로 현재 주가인 9250원보다 절반 가량 낮게 책정돼 투자자 입장에서 전환 유인이 크고, 코아스는 2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150억원에 불과해 조기상환청구권이 행사될 경우 대응 여력이 제한적이다. 

오버행 우려와 관련해 코아스 관계자는 "전환이나 주식 출회와 관련해 투자자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신뢰를 가지고 있으며 단기적으로 주식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지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노재근·노형우씨는 지난해 각각 13억1619만원, 5억1349만원의 퇴직금을 청구했으나 회사는 "정관상 지급 근거가 없다"며 거부했고,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로 인해 코아스는 지난 6월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아스는 오랜 업력을 갖춘 사무가구 업체로 경쟁력도 동종업계에서 인정받는다"며 "재무적 불안정성과 경영구조의 불확실성을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따라 제약·바이오 신사업 진출에 대한 시장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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