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본토 증시가 '시가총액 합계 사상 첫 100조 위안(약 1경9300조원) 돌파'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미중 무역 긴장 완화와 중국 기술력 강화, 부양책 기대감으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자극되면서 채권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된 영향이다. 다만 지금까지의 강세장과는 다르게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지 않으면서 중국 증시가 '슬로우 불마켓'(완만한 강세장)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상하이증권거래소에 따르면 18일 상하이종합지수는 31.26포인트(0.85%) 오른 3728.03를 기록하며 2015년 8월 19일(3794.11)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 CSI300과 기술주 중심의 창업판도 각각 37.06포인트(0.88%), 71.98포인트(2.84%) 오른 4239.41, 2606.20에 마감하며 1~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중국 증시 시가총액 합계는 이날 사상 처음으로 100조 위안을 돌파했다.
미중 무역 긴장 완화 이후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채권보다 더 나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현금 보유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이날 중국의 30년물 국채 선물은 1.33% 하락한 116.09위안으로 지난 3월 24일 이후 최저치로 마감했다. 하락폭도 3월 17일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10년간 여러 차례 시장 폭락 등을 겪은 예금 투자자들이 아직 자금을 주식으로 옮기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도 의미있는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이들이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부증권은 "예금에서 주식으로의 자금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우리의 분석에 따르면 고액 자산가들이 실제로 주식으로 몰려들고 있긴 하나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이나 뮤추얼 펀드를 직접 매수하기보다는 자산 관리 상품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추가 상승 전망도 나온다. 중국 개인 투자자들의 저축액은 사상 최고치 수준이고 이들이 중국 증시의 추가 상승을 주도할 원동력으로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저상증은 저축액 약 4조2500억 위안이 주식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전망했고 중신젠터우증권은 이 규모가 60조 위안에 달할 것으로 봤다. 뉴춘바오 상하이완지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최근의 증시 상승은 예금에서 이전된 것일 수 있지만 관련이 여전히 많은 자금이 관망하고 있다"면서 "저축 수익률이 매우 낮은 상황에서 증시의 높은 수익률은 주식으로의 자금 유입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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