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은행 공동인증서…은행들은 자체 인증서에 집중

  • 시중銀 이어 케이뱅크도 9월 말 서비스 종료 예정

  • 금융권 '자체 인증'에 주력…락인·데이터 확보 차원

오픈AI 달리DALL-E를 이용해 만든 이미지 자료DALL-E
오픈AI '달리(DALL-E)'를 이용해 만든 이미지. [자료=DALL-E]

은행 공동인증서 '뱅크아이디'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공인인증서 폐지 이후 은행권이 힘을 모아 출범했던 인증 서비스였지만 시중은행 이탈에 이어 남은 일부 제휴사마저 서비스 종료를 예고하면서 사실상 명맥이 끊기게 됐다. 대신 금융권은 '자체 인증' 강화에 집중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고객 이탈을 막고 데이터를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판단에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오는 9월 30일 뱅크아이디 서비스를 종료한다. 뱅크아이디는 뱅크사인이라는 이름으로 2018년 은행들이 공동으로 만든 블록체인 기반 인증 서비스다. 공인인증서 대체 수단이자 은행권이 디지털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한 공동 대응이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이용률은 지속적으로 저조했다. 2022년 명칭을 뱅크아이디로 바꾸며 새출발을 시도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특히 PC에서 단독으로 사용하기 어렵고 사설 인증서 대비 속도가 느리다는 점이 소비자 불편으로 이어졌다. 이에 지난해 신한은행을 마지막으로 시중은행 모두 뱅크아이디 서비스를 종료했으며 인터넷전문은행, 저축은행 등 서비스를 유지했던 은행들도 자연스럽게 이탈 수순을 밟게 됐다.

뱅크아이디가 시장에서 퇴장한 배경에는 단순한 기술적 불편뿐 아니라 금융사가 자체 인증 시스템 강화에 나선 흐름도 있었다. 자체 인증 시스템은 고객을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에 묶어두는 '록인(Lock-in)' 효과를 낼 수 있을 뿐 아니라 고객 데이터를 보다 정밀하게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대표 사례가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는 뱅크아이디에 참여하지 않고 자체 인증 시스템을 구축해 독자적으로 운영해왔다. 카카오 계정 기반 간편 인증, 지문·패턴 인증 방식으로 고객 충성도와 이용 빈도를 모두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최근 정부에서 모바일 신분증 제도를 확대하면서 자체 인증 서비스 활용도 많아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행정안전부는 기존 '대한민국 모바일 신분증' 앱 등 정부 공식 앱과 삼성월렛에서만 가능했던 모바일 신분증 발급을 민간에까지 개방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를 포함해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토스, 네이버 앱에서 모바일 신분증 활용이 가능해졌다.

모바일 신분증은 '슈퍼앱' 전략을 추진하는 금융사에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앱 하나로 금융, 인증, 공공서비스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게 되면 사용자는 앱 체류 시간이 늘고, 플랫폼 영향력 역시 함께 커지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분증은 개인 신원을 증명하는 핵심 수단인 만큼 고객이 은행 앱을 통해 편리하게 인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생활 금융서비스 전반에 모바일 신분증을 접목할 수 있는 활용 방안이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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