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등세를 보이던 지주사와 우선주 주가가 나란히 뒷걸음질치고 있다. 상법 개정, 자사주 소각 등 호재성 이슈에 힘입어 지주사 주가는 52주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최근 세제 개편안 발표 등 정책 리스크가 부각되며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최근 5거래일 동안 코스피 우선주 지수는 1.16% 하락했다. 이 기간 LG생활건강우는 5.16% 급락했고 현대차우(-3.89%), 현대차3우B(-3.49%), 삼성전자우(-2.73%), LG화학우(-2.27%) 등 주요 우선주들이 일제히 조정을 받았다.
고배당 수혜주로 주목받던 '우선주'는 정부가 배당 촉진 기조를 밝히면서 상승 곡선을 탔다. 지난 7월 한 달 코스피 우선주 지수는 8% 오름세를 보였다.
지주사 주가도 약세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DL은 같은 기간 10.53% 낙폭을 기록했고 SK(-7.16%), CJ(-6.20%), 한화(-5.15%) 등도 일제히 떨어졌다. 최근 LS, CJ, SK, 효성 등 지주사가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것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지주사주와 우선주는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정책' 수혜주로 분류되면서 증시에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자사주 소각 의무화 논의,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 지배구조 관련 상법 개정 이슈가 부각되면서 기업 가치 재평가 기대감이 확산됐다. 여기에 삼성전자, 신한지주, KB금융, 현대차 등을 비롯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상장사들이 자사주를 소각한 금액은 18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규모(13조9000억원)을 웃돌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발표된 세제개편안이 '찬물'을 끼얹었다. 정부가 제시한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이 지주회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된 것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지배구조 개선보다 세제 측면에서 불이익이 더 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정책 모멘텀이 뚜렷하게 회복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주가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정책 수혜를 선반영하며 급등했던 업종은 이번 세제 개편 확정 이후 '정책 엇박자'로 인식돼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이 같은 주가 조정은 구조적인 펀더멘털 약화가 아니라 투자심리 위축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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