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내년부터 5년간 시행할 국가 주도의 경제 발전 계획인 15차 5개년 규획(이하 15차 계획) 수립을 위해 중국 누리꾼들이 제안한 의견만 311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의 '전(全) 과정 인민 민주주의'의 생생한 실천"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習 "전 과정 인민 민주주의 실천" 자찬
5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은 5월20일부터 6월20일까지 15차 계획 수립 작업을 위한 온라인 의견수렴 활동을 전개했으며, 한달간 모두 311만3000건 이상의 누리꾼 의견이 접수됐다.
여기엔 "당정기관에 인공지능(AI) 담배 연기 감지 시스템을 설치해 흡연 감독을 강화하자", "유치원·초등학교에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육 커리큘럼도 넣자", "35세 취업연령 제한을 폐지하자" 등의 다양한 의견이 접수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최근 "15차 계획 수립에 대한 누리꾼 의견 수렴 활동의 참여도가 높고 광범위하다"며 "이는 중국의 '전(全) 과정 인민 민주주의'의 생생한 실천"이라고 말했다. 전 과정 인민 민주주의란 중국 국회 격인 인민대표대회 제도를 바탕으로 모든 정치, 사회 영역에서 민의가 실질적으로 반영된다는 뜻이다.
중국 정부가 5개년 계획에 누리꾼 의견을 수렴한 것은 지난 14차5개년 규획(14차 계획)때가 처음이다. 14차 계획 시행 직전해인 2020년 8월16~29일까지 모두 100만건 이상 의견을 수렴했다.
사실 중국은 5개년 계획 수립 때마다 사회 각계 의견을 수렴해 반영해왔다. 앞서 14차 계획도 초안 작성 때부터 중앙·지방정부, 관련 기관 의견은 물론,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낸 린이푸 같은 경제학자나 전문가, 샤오미 창업주 레이쥔 같은 민간 기업인도 참여해 의견을 제시했다.
시진핑 주석도 2020년 7월부터 9월까지 7차례의 좌담회를 직접 주재하여 기업인, 비(非) 공산당원, 경제 사회 분야 전문가, 과학자, 교육, 문화, 보건, 스포츠 분야 전문가, 지방 당정 지도자, 기층 대표 및 각계 각층의 의견과 건의를 청취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발발로 대면 접촉이 어려웠을 때도 의견 수렴과 연구에 클라우드·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도 활용했다.
역대급 불확실성 속 5개년 계획 수립
한편 15차 5개년 계획은 2026~2030년 중국 경제·사회 발전 목표와 방향을 제시하게 된다.
중국은 보통 5개년 계획을 3년이라는 시간에 걸쳐 철저히 준비해 수립한다. 15차 계획의 경우, 2023년 14차 계획의 중간평가부터 시작해 초기 조사연구, 기본 아이디어 구상, 당 중앙 건의 작성 및 심의, 초안 작성, 대중의견 수렴, 지역· 부문별 정책 논증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특히 중국은 올 하반기 개최가 예상되는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15차 계획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15차 계획 초안이 완성되면 국무원이 내년 3월 열리는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제출해 승인을 얻고 실제 정책으로 반영한다.
15차 계획의 가장 큰 특징은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한 지정학적 환경에 직면한 가운데 수립한다는 것이다. 수 차례 5개년 계획 수립에 참여한 둥위 칭화대학교 중국발전계획연구원 부원장은 “15차 계획의 가장 큰 변화는 계획 단계에서부터 국제 환경이 비교적 큰 변화를 겪었고, 도전과 악재가 크게 증가한 것”이라며 “5년 전과 비교해 글로벌 거버넌스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국제 질서가 재편될 수 있으며, 지정학적 갈등과 안보 위험도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경제가 일정 수준의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가 15차 계획이 직면한 핵심 과제가 됐다. 옌이룽 칭화대 국정연구원 부원장은 “이런 상황에서 15차 계획은 내수 확대와 신품질 생산력 강화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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