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개성공단 폐쇄, 정부 대표로서 사과…다시 신발 끈 맬 것"

  •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단 면담…"공단 폐쇄로 평화의 혈관 막혀"

  • 기업인 "국민 여론 환기해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단과의 면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조경주 개성공단기업협회장 사진연합뉴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단과의 면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조경주 개성공단기업협회장. [사진=연합뉴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31일 "개성공단이 닫히고 난 뒤의 피해에 대해 정부 대표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당국자로서는 처음으로 관련 기업인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 것이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장관실에서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단과 만나 "대표분들이야말로 대한민국 최고의 애국자이자 민족주의자라고 생각한다. 이건 전적으로 정부 책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개성공단은 2003년 6월 첫 삽을 뜬 뒤 한때 북한 노동자 5만5000여명과 남측 노동자 1000명이 일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그러나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연이은 장거리 로켓 발사에 따라 박근혜 정부가 그해 2월 10일 가동을 중단했다. 

이후 북한은 2020년 6월 공동연락사무소와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건물을 폭파했다. 정 장관은 2004~2005년 재임 당시 개성공단 사업을 이끈 장본인이다. 

정 장관은 중단된 개성공단에 대해 "평화의 혈관이 닫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개성이 열려있을 땐 한반도에 평화가 있었다"며 "개성이 닫히면서 한반도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과거 '독일 통일의 설계자' 에곤 바르 박사를 만났던 일화를 언급하며 "(그가) 개성공단은 단순히 공단이 아니고, 독일과 베트남 통일 모델에 이어 한국형 통일모델이라고 했다. 경제적 통일에 이어 정치 사회적 통일, 마지막으로 법률적 통일로 가는 '한국형 통일 방안'이라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공단에 참여한 기업인들을 향해 "다시 신발 끈을 매고 새 희망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조경주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공단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 썼다면 우리나라는 한층 더 발전하고 우뚝 섰을 것"이라며 "새로운 공단을 재개할 수 있게 특별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날 면담에선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여러 의견들이 나오기도 했다. 

신한용 고문은 "개성공단이 이어지려면 국민 여론이 전환돼야 한다"면서도 "장관이 혼자 한다고 해서 쉽게 되지 않을 거라고 보기 때문에 취임을 계기로 걸맞은 모임을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국민 여론을 환기해 공단 재가동 추진력을 얻자는 취지다.

문창섭 고문은 "(공단이) 개성에 들어가면 한국에서 고용할 수 있는 기업이 개성에 가서 고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실업자가 늘어난다고 주변에서 말한다"며 "근데 개성은 모든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연관된 소자재를 가져가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그만큼 파급효과가 크다고 봐야 한다"며 "개성에 가면 산업들이 더 부강해지는 효과가 있다는 걸 국민이 알아야 하고 정치인도 이 지점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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