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재흥 AB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5년 하반기 글로벌 주식 및 채권시장 전망' 간담회에서 "상반기 미국 채권시장은 크레딧·이머징 채권을 중심으로 제 역할을 충분히 했다"며 "연준을 비롯한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조는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4.3~4.4%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경우 단기 금리가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크고, 초장기채는 미국 정부 재정 우려 등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장단기 금리 차이인 수익률 곡선이 지금보다 더 가팔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매니저는 "크레딧 채권 중에서는 투자등급 최하위인 BBB등급 채권이 투기등급인 BB등급 채권보다 상대적으로 매력도가 높다"며 "BBB는 투자등급이고 BB는 투기등급에 해당하는데 최근 몇 년간 스프레드 움직임을 보면 두 등급 간 금리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며 "4월처럼 예측 불가능한 이벤트가 발생하면 등급이 낮은 채권일수록 가격 반응이 훨씬 더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욱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올해 글로벌 주식시장을 '롤러코스터 장세'라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연초에는 강세를 보였으나, 딥시크 출연 이후 변동성이 커졌고, 트럼프 정부의 상호 관세 정책 불확실성으로 시장이 출렁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1분기에는 S&P500과 나스닥이 유럽 및 신흥국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했으나, 2분기 들어 두 지수가 크게 반등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매니저는 주식시장의 향방을 예측할 때 거시경제 요소(금리 방향, 정책 변화)와 펀더멘털 요소(기업의 비즈니스 현황)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며 "올해 미국 기업들의 EPS(주당순이익) 성장률은 약 9%, 내년에는 10% 중반대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거시경제의 영향이 덜하고, 기업 이익 성장과 주가 간 연동성이 높아 장기 투자 비중을 급격히 줄일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한국을 포함한 비미국 시장에 대해서는 선별적 분산투자를 권고했다. 이 매니저는 "코스피5000 목표와 상법 개정 등 정책적 호재가 긍정적이지만 단기 정책만으로 체질 개선을 장담하기 어렵다"며 "개별 기업의 수익성 개선이 동반된다면 장기적으로 외국인 투자 유입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그는 "단기적인 정책 변수나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과도하게 포트폴리오를 변동시키기보다는 기업 펀더멘털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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