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를 재개발하는 성수전략정비구역 1·2·3·4지구를 두고 건설업계와 설계업계의 각축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서울시가 이 일대를 최대 250m의 초고층으로 건설할 수 있도록 함에 따라, 업계에는 이곳이 수익성과 명성을 함께 얻을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가 됐기 때문이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오는 8월부터 성수전략정비구역의 시공사 선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1지구가 가장 먼저 입찰공고를 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지구와 3지구, 4지구도 연내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
1지구는 오는 8월 입찰공고를 내고 11월 총회를 통해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일찍부터 접촉을 이어온 현대건설과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이 본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설계업계에서도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주요 공략 대상지로 꼽힌다. 현재까지 1·2·4지구가 설계업체를 선정했고, 3지구가 오는 8월9일 설계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4개 지구 모두 강남권 주요 단지에 실적을 가진 대형 설계사들이 붙었다. 1지구는 송파구 헬리오시티를 설계한 건원건축사사무소가 설계를 맡았다. 2지구는 서초구 반포써밋의 원양건축사사무소가 담당한다. 4지구는 판교 알파돔타워를 설계한 DA그룹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DA건축)가 한국종합건축사사무소와 미국에 기반을 둔 글로벌 설계사 겐슬러와 함께 수주했다.
3지구에서는 강남구 압구정3구역에서 현상공모 설계로 맞붙었던 ‘나우-희림 컨소시엄’과 ‘해안건축’이 다시 대결을 펼친다. 나우-희림 컨소시엄은 66층 규모의 타워를 H자 형태로 디자인한 원타워 랜드마크 주동 디자인을 내세웠다. 해안건축은 한강변에 67층 2개동과 59층 1개동 등 총 3개동을 랜드마크로 하는 배치로 차별화를 꾀했다.
건설사와 설계사들이 성수전략정비구역에 적극적인 배경으로는 신흥부촌으로 떠오르고 있는 성수동 일대의 입지와 초고층 건설을 유도하려는 서울시 도시계획의 영향이 크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한강을 사이에 두고 압구정과 청담동을 마주 보고 있다. 서울시는 특화설계를 조건으로 4개 지구의 높이 제한을 250m까지 허용했다. 약 70층을 지을 수 있는 높이다.
단지 규모도 작지 않다. 각 지구의 단지 규모를 살펴보면 △1지구 3014가구 △2지구 2609가구 △3지구 2213가구 △4지구 1592가구로, 모두 1500가구가 넘는 대단지다.
경쟁과 의욕이 과열되면서 크고 작은 잡음도 생겨나고 있다. 1지구는 물밑 경쟁이 심해지면서, 조합 임원과 특정 시공사 관계자 간 식사 자리가 조합원 사이에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3지구에선 해안건축의 제안이 50층 이상의 건물을 1~2개 동으로 제한한 정비계획을 위반해, 통상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중대 변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과열 경쟁이나 과잉 제안이 사업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성수동은 서울시와 업계의 시선이 모두 모이는 주요 입지”라면서 “과잉 제안이나 위법 사항 등이 발견되면 입찰절차 무효화 등 강경 조치가 나올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1
0 / 300
-
wor**** 2025-07-25 16:38:39성수지구가 압구정 다음의 부촌이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