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日에 759조원 대미 투자 유치…조선·반도체·에너지 등에 집중

  • 美상무 "日 시장 개방 대안으로 지난 1월 대미 투자 펀드 제안"

  • 日, 국방 관련 美 수입 23조원으로 확대…보잉기 100대 구매 포함

이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과의 무역협정을 타결하며 총 5500억달러(약 759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이끌어냈다. 투자금은 조선, 반도체, 의약품, 핵심광물, 에너지 등 미국의 전략 산업 전반에 투입될 예정이다. 또한 이번 협정에는 농산물, 에너지, 방위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포괄적 협력이 포함됐다.
 
백악관은 23일(현지시간) 배포한 '트럼프 대통령, 미일 간 전례 없는 전략적 무역·투자 협정 체결'이라는 설명자료에서 일본의 대미 투자액이 "미국의 전략적 산업 기반 재활성화에 집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투자 분야로는 △신규 조선소 건설 및 기존 시설 현대화와 국방 선박 건조 △의약품·의료용품 생산을 통한 외국 의존 탈피 △핵심 광물 채굴·가공·정제 △반도체 설계 및 제조 역량 복원 △액화천연가스(LNG)··첨단연료·전력망 등 에너지 인프라 현대화 등을 소개했다.
 
특히 조선과 반도체는 한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분야로,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주요 협상 카드로 활용돼 왔다. 이에 따라 일본의 대규모 투자가 이들 산업에 집중되면서 8월 1일 상호관세 유예 시한을 앞두고 진행 중인 한미 간 막바지 통상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일본의 5500억달러 투자 발표에 대해 "일본은 미국에 (투자 대상) 프로젝트를 선정할 능력을 줄 것"이라며 "대통령이 '미국에서 항생제를 만들자'고 말하면 일본이 프로젝트에 자금을 대고, 우리는 그 프로젝트를 운영할 사업자에게 줄 것이며, 이익의 90%는 미국의 납세자가 갖고 10%는 일본이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일본이 자국 시장 개방에 소극적이자, 이를 대체할 방안으로 지난 1월 일본 측에 4000억달러 규모의 투자 펀드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투자금은 5500억 달러로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정에는 농산물, 에너지, 방위산업 등에서도 광범위한 협력이 포함됐다. 백악관은 일본이 옥수수, 대두, 비료, 바이오에탄올, 지속가능항공유(SAF) 등 미국산 제품 80억 달러 어치를 구매하고, 미국산 쌀 수입량을 75% 늘리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에 타결한 무역 합의에 일본이 미국 보잉사의 항공기 100대를 구매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산 쌀 수입 확대는 일본이 현행 세계무역기구(WTO) 저율관세할당(TRQ) 물량인 연 77만t을 유지하면서, 그 비중 내에서 미국산 쌀의 점유율을 크게 늘리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일본은 방위 지출 분야에서 미국 기업으로부터의 조달 규모를 연간 140억 달러(약 19조원)에서 170억 달러(약 23조원)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알래스카 LNG 공급 계약을 비롯해 미국의 에너지 수출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도 협정에 포함됐다.
 
자동차 분야에선 미국산 자동차 및 트럭에 대한 장기 수입 제한이 해제되고, 미국의 안전·환경 기준이 일본에서 처음으로 승인될 예정이다.
 
백악관은 "이 협정은 단순한 무역협정이 아니라 미국인을 위해 미·일 경제 관계를 전략적으로 재편하는 것"이라며 "이번 협정에서 미국 산업과 혁신, 노동을 중심에 두는 조건이 처음으로 마련됐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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