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보험사와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인수합병(M&A)과 주식매매계약(SPA)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자산건전성 악화로 인한 고강도 구조조정 과정에서 이합집산이 함께 이뤄지면서 시장 지형이 재편되는 모습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초 우리금융그룹에 편입된 동양·ABL생명을 중심으로 보험업계 경쟁 구도에 변화가 감지된다.
동양생명은 우리금융 자회사 편입 직후 ‘우리’ 이름을 단 신상품을 출시하는 등 시장 영향력 강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주요 금융그룹 내에서 보험계열사가 비은행 부문 약진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험업계 안팍에서도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활용법’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보험업계 지형 변화는 하반기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롯데손해보험, MG손해보험, KDB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등이 여전히 원매자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MG손보는 앞서 가교보험사로 주요 계약을 이전하고 청산 절차를 밟기로 했지만 그 과정에서 매각을 위한 노력을 병행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교보생명과 한국투자금융지주도 여전히 인수할 만한 보험사를 물색하고 있다.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교보생명과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 한투금융 모두 외연 확정을 위한 보험사 인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보험사 인수에 적극적이었던 하나금융그룹은 KDB생명 인수를 포기한 뒤 그룹 내 보험계열사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금융권은 매력적인 매물이 나오면 하나금융이 기꺼이 지갑을 열 것으로 본다. 하나금융이 최근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에 맞불을 놓는 성격의 ‘빅딜’을 시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저축은행업권에서도 주식매매계약이 줄을 잇고 있다. 교보생명은 내년 10월까지 총 9000억원을 투입해 SBI저축은행을 인수하기로 했다. SBI홀딩스와 체결한 계약에 따라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 지분 50%에 1주를 더 인수해 최대주주가 된다.
OK금융그룹도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막바지에 이르렀다. 고용승계 등 세부 협상을 마무리하면 이르면 이달 주식매매계약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업권에서는 이번 계약 규모가 1100억원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OK금융이 자산 규모 2조원을 넘는 상상인저축은행을 품게 되면 SBI저축은행을 제치고 안정적인 ‘업계 1위’로 발돋움할 것으로 보인다. OK금융은 페퍼저축은행과도 2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2금융권 구조조정이 장기화하면서 시장에서 적정 가격에 대한 합의점이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규모 계약이 몇 차례 이뤄지면서 시장 지형도 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