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중단됐던 일본의 원전 신설이 13년 만에 다시 추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9일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간사이전력은 혼슈 중서부 후쿠이현에 위치한 미하마 원전 부지에 새로운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간사이전력은 빠르면 다음 주 후쿠이현 지자체에 이 같은 계획을 설명하고, 원전 신설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사전 조사를 시작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업은 원래 2010년 노후된 미하마 원전 1호기를 대체하는 차원에서 추진됐으나, 2011년 후쿠시마 사고로 인해 중단된 바 있다. 현재 미하마 원전 1·2호기는 폐로가 결정됐고, 3호기만 운영되고 있다.
아사히는 "현지 지형과 지질 조사를 다시 시작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모리 노조무 간사이전력 사장은 원전 신·증설과 관련해 "원전의 신·증설 여부를 본격적으로 고민할 시점이 됐다"고 언급해 사실상 관련 논의에 불을 지폈다.
현재 간사이전력은 후쿠이현에서만 총 7기의 원전을 운영 중이나, 이 중 5기는 가동한 지 40년이 넘은 노후 설비다. 일본법상 원전은 60년 이상 가동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신설부터 상업 운전까지 약 20년이 걸리는 만큼, 간사이전력의 원전 신설 구상은 장기적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 정부는 전력 구성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율을 기존 8.5%에서 2040년에는 20%로 올리기로 했는데,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현재 가동 중인 원전을 2배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일본 정부 역시 최근 원전 활용 방침을 재정비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 의존도를 줄여왔으나, 올해부터는 에너지 안보와 탈탄소 정책의 일환으로 원전 비중을 다시 확대하고 있다.
간사이전력 관계자는 "대지진 직후와 비교하면 원자력의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이 증가했다"며 "우리가 처한 환경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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