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에서만 17년간 요리 경력을 쌓은 그는 하얏트라는 글로벌 브랜드, 그리고 제주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하얏트라는 브랜드는 중국인에게 상징적인 존재입니다. 게다가 그랜드 하얏트 제주의 규모 역시 아시아 최고 수준입니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죠.”
상하이 요리는 광둥의 강한 화력, 쓰촨의 얼얼한 ‘마(麻)’, 장쑤·저장의 섬세한 염도와 기름 맛을 모두 품은 ‘맛의 교차로’다. 우 셰프는 제주 식재료를 십분 활용해 ‘농유적장(浓油赤酱)’의 상하이 정통 조리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상하이 본토 미감을 지키되 지역 식재료를 창의적으로 녹여내는 것이 바로 그가 말하는 ‘뉴 상하이’ 요리다.
“한국 사람 입맛에 맞춰 바꾸기보다는 본토 방식으로 식자재만 제주산을 씁니다. 제주 식재료로 중식의 본질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뉴 상하이 요리입니다.”
우 셰프는 시간 날 때마다 제주 전통시장 등 곳곳을 돌며 제주 식재료를 탐구한다. 제주에 대해 알아가기 위해 또 블루 드래곤 메뉴 개발을 위해 이 작업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우 셰프는 "흑돼지는 어느 시장에서 사도 품질이 일정하게 좋다. 껍질이 얇고 육즙이 풍성해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반 돼지를 사용할 때도 있다. "고기 자체 향과 기름의 풍미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라고.
요리와 가장 잘 어울리는 페어링 음료로 녹차와 자스민 같은 꽃차, 황주(黃酒) 등을 추천했다. “기름기를 눌러주면서 향이 강하지 않아 요리의 본질을 해치지 않기 때문이죠.”
그의 상하이 요리는 음료 페어링까지 정통을 따른다. 식전에는 산사 열매와 자스민을 우린 티 에이드로 입맛을 깨우고, 식사 중엔 녹차나 꽃차로 기름기를 눌러준다. 요리에 단맛과 풍미를 더하는 황주(샤오싱주)도 곁들인다. 모두 맛의 음양 조화를 고려한 결과다.
뉴 상하이 요리는 단순한 퓨전이 아니다. 식재료의 경계를 넘고, 조리법의 뿌리를 지키며 유연하게 진화하는 하나의 철학이다. 우 셰프는 그 철학을 요리에 정성껏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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