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진행된 마지막 TV 토론이 정책보다는 '네거티브' 공방에 집중된 난타전으로 마무리됐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정치 분야 토론인 만큼 '대법원장 탄핵' 등을 고리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이재명 후보는 12·3 비상계엄과 탄핵 등으로 화제를 전환하며 방어했다.
김 후보는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후보 정치 분야 3차 TV 토론회 시작부터 이재명 후보가 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재명 후보는 "일단 수없이 많은 기소는 검찰정권 윤석열 정권의 증거 없는 기소였다"며 "(김 후보가 거론한) 그런 법안들은 국회에서 논의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김 후보는 과거 성남도시개발 관련자들의 사망을 언급하며 영화 '아수라'로 공세에 나서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주변 인물들이 너무 많이 돌아가셨다"며 "이재명 후보는 상당히 부패한 경기도와 성남시로 만들어버렸다", "아수라가 딱 성남시를 상징하는 영화"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제가 부정부패를 저질렀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하나라도 대보라"며 "검찰이 없는 사건을 만들려고 강압적인 수사를 심하게 하니까 그 사람들이 괴로워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맞받았다.
지난 두 차례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와 신경전을 펼쳐온 이준석 후보도 가세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는 2019년부터 2022년 10월까지 과일만 2791만원을 법인카드로 사서 사적유용 때문에 재판을 받고 있다"며 "2800만원 어치 과일을 2년 동안 드셨으면 2.8t이다. 집에 코끼리 같은 거 키우시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재명 후보는 "그래서 엉터리라는 것. 그건 내가 쓴 일도 없고 쓴 거 본 일도 없다"면서 "실무부서에서 과일 거래를 했다는 데 그걸 제가 어떻게 알겠나"라고 답했다.
두 후보는 토론 규칙을 두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준석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게 "부산으로 HMM 이전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전신이 어떤 회사냐"고 묻자, 이재명 후보는 바로 답하지 않고 HMM의 이전 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이준석 후보는 "HMM의 전신을 물었는데 왜 답변을 안 하냐"고 했고, 이재명 후보는 "규칙을 좀 지키면 안 되겠나. 제게 답변 시간이 할애됐으면 답변할 때는 가만히 계셔라"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재명 후보는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등을 방패 삼아 역공을 펼쳤다. 그는 김 후보를 향해 재차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파면, 구속에 동의하는가"라고 물었다.
김 후보는 "탄핵 과정에서 내란죄를 제외하거나 구속이 취소되거나 하는 부분 등 절차상으로 몇 가지 문제는 있었다"면서도 "어쨌든 간에 파면이 됐기에 선거를 하는 것이고 그것을 인정하기에 후보로 나온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김 후보의 핵무장 공약을 두고 "실현 불가능한 공약"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는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하면 북한에 비핵화를 요구할 수 없다"며 "미국이 한국의 핵무장을 의심해서 민감 국가로 지정했다는 설도 있다"고 했다.
정치개혁과 관련된 정책 토론은 토론 초반에만 찾아볼 수 있었다. 네 후보자 모두 '위성정당 방지법' 도입에 찬성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는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가 세 후보를 향해 '위성정당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달라'고 요구하면서 나왔다.
이재명 후보는 "위성정당방지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며 "실효성 있게 만들고 싶다"고 했고, 김 후보는 "선거법 전체가 잘못됐다"며 "현행 연동형 비례제도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이준석 후보 또한 "개혁신당만이 지역과 비례대표 의원을 정상적으로 선출했다"며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았단 당이란걸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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