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의 자원이야기] 여름에도 차량 배터리 방전 빈번… 꾸준한 관리 필요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 사진LG엔솔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 [사진=LG엔솔]

차량용 배터리는 시동을 걸고 전자장치에 전력을 공급하는 핵심 부품이다. 최근에는 용량과 성능이 향상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외부 온도 변화에 따른 화학 반응의 불안정성으로 여전히 방전 문제는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방전은 흔히 겨울철에 집중되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으나, 여름철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고온 환경에서는 에어컨 사용이 급증하고, 장마철에는 와이퍼·전조등 등 전력 소모가 큰 장치들이 자주 사용되면서 배터리에 큰 부담을 준다. 이로 인해 여름철 방전 사례도 봄·가을보다 높은 빈도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여름철의 높은 습도는 배터리 접촉 부위의 백화 현상(흰색 부식 가루)을 유발해 전기 흐름을 방해한다. 이로 인해 시동 불능, 전자장치 오작동 등 이상 징후가 발생할 수 있다. 한 보험사 출동기사는 “겨울에 방전 신고가 집중되지만, 여름철에도 하루 8~10건 가량 출동 요청이 들어온다”며 “장마철에는 습기로 인한 접촉 불량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배터리 방전 시에는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계기판 조명, 오디오, 냉난방 장치 등 다양한 전자기기가 정상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고온 환경에서는 배터리 내부의 전해질이 증발하면서 전기화학 반응이 불안정해지고, 이로 인해 수명이 단축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차종에 따라 배터리의 종류와 관리 방식은 달라진다. 내연기관 차량은 주로 납산 배터리를 사용하며, 외부 온도 변화에 민감하고 습기에 약해 주기적인 점검과 단자 청소가 필요하다. 반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하며, 과방전이나 과열을 방지하기 위한 정밀한 관리가 요구된다. 일부 전기차에는 전용 냉각 시스템이 장착돼 있어 배터리 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하기도 한다.

운전자가 배터리 상태를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대부분의 정비소에서는 간단한 전압 측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일부 차량에는 전압계를 통해 실시간으로 배터리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기능이 내장돼 있다. 최근에는 배터리에 색상 인디케이터가 부착된 제품들도 보급되고 있는데, 녹색은 정상, 검은색은 충전 또는 교체 필요, 흰색은 교체 시급 상태를 의미한다.

단자 부식 예방을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단자와 케이블을 청결히 유지해야 하며, 시동을 끌 때의 습관도 중요하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여름철 전기 소모가 많기 때문에 시동을 끄기 전, 정차 상태에서 에어컨과 전조등을 먼저 끄고 3~5분 후 시동을 끄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 과정은 배터리에 순간적인 전압 하락을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계절별 맞춤형 관리도 필요하다. 겨울에는 실내 주차장을 이용해 혹한을 피하고 자주 시동을 걸어 충전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여름철에는 가능한 실내 또는 그늘진 곳에 주차해 고온과 습기를 차단해야 한다.

차량용 배터리의 평균 수명은 3~5년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장기간 차량을 운행하지 않거나 외부 환경이 열악할 경우 수명이 짧아질 수 있어 정기적인 점검과 교체 시기 확인이 중요하다. 배터리를 교체할 때는 브랜드 신뢰도, 성능, 보증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여름철에도 차량 배터리는 방전 위험에 충분히 노출돼 있다. 운전자의 작은 관심과 올바른 관리 습관만으로도 예기치 않은 고장을 예방하고, 배터리의 수명을 더욱 길게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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