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법사 한 달 만에 공개석상…"김건희 선물 청탁 의혹" 묵묵부답

2018년 지방선거 공천헌금 의혹 혐의를 받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12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1심 두 번째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512 사진연합뉴스
2018년 지방선거 공천헌금 의혹 혐의를 받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12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1심 두 번째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5.12 [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씨와의 친분을 매개로 각종 이권 청탁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른바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약 한 달여 만에 다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전 씨는 12일 속행 공판에 출석했지만, 김 씨와 관련된 청탁 의혹에 대해서는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 고소영 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서 전씨는 지난달 7일 첫 공판 출석 이후 35일 만에 다시 카메라 앞에 섰다. 그는 법원 청사로 들어서면서 취재진으로부터 “통일교 측 청탁으로 김 씨에게 명품 가방과 목걸이를 준 것을 인정하느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이용해 이권을 누렸다는 의혹에 대한 입장은 무엇이냐” 등의 질문을 받았으나, 아무런 답변 없이 정면을 응시하며 법정으로 향했다.

전 씨는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공천을 준비하던 후보자 정모 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약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날 재판에서 전 씨 측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 일체를 증거로 사용하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지만, 혐의 자체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재판부는 공소장 정비 등을 이유로 다음 기일을 6월 23일로 지정했다.

재판이 끝난 뒤 전 씨는 피고인석에 함께 앉았던 정치자금 공여자 정 씨와 악수하며 “건강 잘 챙기시라”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현재 전 씨가 단순한 정치자금 수수 외에도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이권 개입 의혹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핵심은 통일교 측 고위인사였던 윤모 씨로부터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고가의 선물을 받아 김 씨에게 전달했고, 그 대가로 통일교 현안을 대리 청탁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전 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공적 인사 결정이나 민원 해결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전 씨가 이른바 ‘권력 주변부 인사’로 김 여사를 접점으로 주요 청탁 창구 역할을 해왔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앞서 공개된 일부 녹취록과 지인 증언에 따르면, 전 씨는 “내가 대통령 부부와 직접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이권 개입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정황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씨를 둘러싼 수사는 김 여사와 통일교 간 연결고리 의혹,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이권 개입 및 금품 수수 등으로 다각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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