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잠수교서 펼쳐지는 '한강 멍때리기' 승부

'57대 1' 경쟁 뚫고 80팀 참여

2024 한강 멍때리기 대회 모습 [사진=서울시]

서울시는 오는 11일 반포한강공원 잠수교에서 ‘2025 한강 멍때리기 대회’를 연다고 9일 밝혔다.

한강 멍때리기 대회에서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이색적인 경쟁을 벌인다. 2016년 시작됐으며 지난해까지 1만9403팀(누적)이 신청해 총 497팀(654명)이 대회에 참가했다.

대회 참가자는 암밴드형 심박 측정기를 착용하고 총 90분 동안 심박수 그래프를 측정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기술 점수’를 매기고 현장 시민 투표를 통한 ‘예술 점수’를 종합해 심사받는다.

시민이 뽑은 예술 점수로 상위 10팀을 추리고 이 중 기술 점수가 높은 순으로 최종 1~3등과 특별상 수상자가 결정된다.

시는 대회에 앞서 지난달 한강 멍때리기 대회 참가 희망자를 모집했으며 총 4547팀이 신청했다. 지원 사연을 중심으로 심사해 대회에 출전할 최종 80팀(128명)을 선정했다. 5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10대부터 60대까지 폭넓은 연령대의 시민들이 대회에 참가한다. 군인, 구급대원, 환경공무관, 사회복지사, 기관사, 교도관 등 직업도 다양하다.

60대 양모씨는 “황혼육아로 10년 동안 키운 손자와 딸, 다 함께 특별한 대회에 참여해 추억을 남기고 싶다”고 지원 사연을 보내왔다. 40대 박모씨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시민의 아침을 열어주는 환경공무관”이라며 “아무도 없는 어두운 거리에서 바쁘게 일해왔는데 이날만큼은 사람들과 어우러져 하루를 온전히 즐기고 싶다”고 했다.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은 자유롭게 대회를 관람할 수 있다. 오후 1시부터 저녁 9시까지는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가 열려 플리마켓, 푸드트럭, 힐링존 등도 즐길 수 있다.

박진영 시 미래한강본부장은 “해마다 이렇게 큰 관심과 인기를 모으는 한강 멍때리기 대회를 통해 바쁜 현대인에게 ‘쉼’이 얼마나 필요하고 중요한지를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민 일상에 더 참신한 휴식과 에너지를 주는 한강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