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익사이팅 서울 23] 청계천, 책으로 물들다

  • 점심 풍경 확 바꾼 '서울야외도서관'

  • 손이 가는 '책 봐, 구니' 다양한 책들

  • 광화문광장·서울광장서도 매주 열려

지난달 24일 오후 청계천을 찾은 시민들이 올해의 서울색인 ‘그린 오로라’ 색상의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사진안수교 기자
지난달 24일 오후 청계천을 찾은 시민들이 올해의 서울색인 ‘그린 오로라’ 색상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사진=안수교 기자]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던 지난달 23일 서울 청계천에는 올해의 서울색인 ‘그린 오로라’ 색상 의자들이 줄지어 펼쳐졌다. 그 옆에는 ‘책 봐, 구니’라는 이름이 붙은 작은 사각형 책바구니가 놓여 있었다.

시민들은 새로운 풍경에 발길을 멈추고 하나둘 의자에 앉기 시작했고 책을 꺼내 들어 책장을 넘겼다. 쉴 틈 없이 바쁜 일상 속에서 도시인들이 책과 마주할 수 있는 도심 속 쉼터, 서울야외도서관 '책읽는 맑은냇가'에서다.

대형 도서관으로 변신한 청계천 모전교에서 광통교 사이에는 은은한 노래가 흘러나와 책 읽기 좋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곳곳에는 ‘책읽는 맑은냇가’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친구와 함께 바람을 쐬러 이날 청계천을 찾은 김은미씨(42)는 “책 읽을 시간이 없었는데 책이 놓여 있으니 몇 자라도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고 음악까지 흘러나오니까 청계천 분위기도 완전히 달라졌다”며 “누구에게나 잠깐 휴식을 찾아주는 공간이 생긴 것 같아 너무나 좋다”고 들떠 말했다.


평소 점심을 마치고 청계천에 산책을 나온다는 한 직장인은 “청계천 한 바퀴 돌고 들어가려 했는데 우연히 앉은 자리에 관심사인 운동 관련 책이 있어 읽고 있었다”며 “이런 공간이 없을 땐 사람들 얼굴이 다 지쳐 보였는데 지금은 다들 환해진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지난달 24일 청계천 산책로에 설치된 책 부스에 과학 관련 도서가 진열돼 있다 사진안수교 기자
지난달 24일 청계천 산책로에 설치된 책 부스에 각종 과학 도서가 진열돼 있다. [사진=안수교 기자]


청계천 산책로에는 더위를 가릴 우산, 책을 밝혀줄 북라이트, 책에 인상 깊은 문구를 표시해 둘 밑줄 플래그를 빌려주는 부스도 마련됐다. 또 과학을 주제로 한 책을 모아둔 작은 코너도 만날 수 있었다.

이처럼 서울시는 청계천을 비롯해 광화문, 서울광장 등 세 곳에서 모두 매주 금·토·일요일 서울야외도서관을 운영한다. 도서관 문턱을 낮춰 시민들이 보다 편하게 일상에서 책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청계천과 광화문, 서울광장에서 각 장소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도심 속 휴양지 콘셉트인 ‘광화문 책마당’은 북악산과 광화문을 배경으로 하는 ‘달빛낭만극장’과 ‘달빛낭만콘서트’를 정기적으로 운영한다. 서울광장 ‘책읽는 서울광장’은 잔디밭을 무대로 ‘잔디 씨어터’ ‘잔디 버스킹’을 매주 진행한다.

이 밖에 세 곳 야외도서관 모두 디지털 기기를 잠시 끄고 독서에 오롯이 몰입하는 ‘책멍’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또 ‘독서 캠핑’ ‘파자마 떼독서’ ‘별별 낭독회’ 등 색다른 독서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다.

서울야외도서관은 지난달부터 다음 달까지 상반기와 9월부터 11월까지 하반기로 나눠 운영한다. 여름철엔 무더위를 피할 수 있게 야간 프로그램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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