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석 금융결제원장이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한국 기자단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결제원]
박종석 금융결제원장이 "K-금융·K-페이먼트 등 한국의 디지털 금융을 우리보다 조금 덜 발달한 국가에 수출 및 컨설팅을 통해 금결원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각국의 소액결제 시스템을 하나로 잇는 개방형 허브 인프라를 구축해, 한국형 지급결제 모델의 글로벌 확산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박 원장은 6일(현지시간) 제58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가 열린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동행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금결원은 이번 ADB 연차총회 기간 동안 각국의 다양한 소액결제 서비스를 연계할 수 있는 개방형 허브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 가맹점에서는 카드 없이 큐알(QR)코드를 모바일 앱으로 스캔해 결제하거나, 현지 자동화기기(ATM)에서 현금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이 시스템은 국내 고객의 해외 결제(아웃바운드)는 물론 외국인의 국내 결제(인바운드)도 함께 지원한다. 이를 통해 기존 비자(VISA)나 마스터카드(Mastercard) 등 국제 브랜드 인프라 이용 시 발생하던 약 1% 수준의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결원은 현재 1단계로 인도네시아와의 해외 QR 결제 서비스를 연내 시범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박 원장은 “이 사업은 수수료를 줄이고 결제 편의성을 높이는 데 장점이 있다”며 “인도네시아는 국제결제 인프라와 직접 연결되는 구조여서 확장성도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에는 아시아 지역 지급결제협의체(APN) 회원국들과 협력해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연계 국가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박종석(왼쪽) 금융결제원장이 5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ADB연차총회에서 라오스중앙은행 부총재와 면담 후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금융결제원]
허브 시스템을 통해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들은 보다 낮은 비용으로 해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구조는 국가 간 지급결제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금결원은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금결원은 실물 카드(IC칩)에 탑재된 인증코드를 활용한 '트러스트원'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이는 스마트폰과 분리된 신용·체크카드를 인증 시점에만 연동함으로써 보안성을 강화했다. 특히 전자금융사기나 해킹 시도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편 금결원은 조지아·필리핀·라오스 등과의 결제 인프라 협력뿐 아니라, 한국국제협력단(KOICA)·유럽부흥개발은행(EBRD)·세계은행(WB)과의 정책 자문 사업도 병행하며 한국형 지급결제 인프라의 글로벌 확산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박 원장은 "금결원은 앞으로도 혁신적인 기술과 글로벌 협력을 바탕으로 한국의 금융 기술을 세계에 확산시키고 디지털 금융의 선도국으로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