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3일 만에 글로벌 기업 시가총액 1위 자리에서 3위로 내려섰다. 인공지능(AI) 과열 논란으로 연 이틀 주가가 3%대 하락세를 보인 결과다. "오를 만큼 올랐다"는 얘기도 있지만 증권가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23일 정한섭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 수석매니저는 "고가 논란이 있는데 엔비디아 주가는 이제 재대로 평가받고 있는 수준"이라며 "다만 하반기 이익 성장률을 확인한 뒤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소프트웨어 시장이 AI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수석매니저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엔비디아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과거 10년간 엔비디아 주가수익비율(PER)은 35배였는데 최근 주가 상승세를 감안하면 과거 대비 10% 프리미엄을 받은 셈이며 이제 제대로 평가를 받고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 매출 대비 이익 성장이 20~30% 정도 나왔을 때 PER 밸류가 27~28배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본다. 전망치가 꺾이기 시작하면 조정 가능성이 있겠지만 올해 말까지 실적이 둔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정 수석매니저는 AI 관련 기업들로 구성된 TIGER글로벌AI액티브 ETF를 맡고 있다. 특정 국가와 분야를 구분하지 않고 AI 수혜 기업들을 한 바구니에 담은 것이 특징이다.
정 수석매니저는 "미국, 일본, 대만 등 평소에 매매하거나 편입하기 어려웠던 대형과 중소형 기업까지 편입했다"며 "반도체, 소프트웨어, 빅테크, 서비스 등 글로벌 관점에서 AI 전체 산업에 투자하는 토털 솔루션 액티브 ETF"라고 소개했다.
AI 시장은 크게 하드웨어(반도체·서버·통신)→소프트웨어(AI 솔루션 프로그램)→서비스(AI 탑재 제품) 순으로 시장 흐름을 탄다. 하반기 혹은 내년께는 소프트웨어 기업이 AI 시장 흐름을 장악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MS와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수익을 내기 시작할 것"이라며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면 투자 단가는 낮아지게 되고 다양한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AI 거대 언어 모델을 활용할 것으로 본다. 하드웨어 투자 이후 소프트웨어 기업의 수익이 높아지며 AI 시장 흐름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MS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생성형 AI 서비스인 코파일럿 수익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며 "오는 7월 혹은 10월 실적이 발표되면 증권시장은 AI 소프트웨어 관련 매출액을 추정하고 관련 업체들 주가가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