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가 7월 23일로 확정되면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르면 다음 주 출마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위원장과 함께 유력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나경원·안철수 의원은 일제히 견제구를 던지며 당권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은 최근 여의도 국회 인근 모처에 캠프 사무실을 마련하고 전당 대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주변 인사들에게 전당 대회 출마 여부에 대한 의견을 묻고, 원내·외 인사들과 회동하며 물밑에서 조용히 세력을 모으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 전 위원장과 회동한 것으로 알려진 정성국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제 더이상 미룰 수 없기 때문에 다음 주를 넘기진 않을 것 같다"며 "이제 곧 한동훈의 시간이 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의 출마 결심은 전당대회 경선 규칙(룰)과 시기, 당 지도 체제가 다방면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당원 투표 80%, 일반 국민 여론조사 20%'를 반영하는 경선 규칙(룰)을 의결했다. 지난해 3월 친윤(윤석열계) 주도로 변경된 현행 '당원 투표 100%'는 폐기된다. 경선 룰은 오는 19일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거쳐 확정된다. 당은 오는 25일 전후로 전당대회 후보등록을 받을 예정이다.
또한 국민의힘은 현행 '단일 지도 체제' 유지라는 결론을 내렸다. 단일 지도 체제는 당 대표가 사실상 전권을 갖는 방식이다. 그간 '한동훈 견제안'으로 거론됐던 '2인(당 대표+수석최고위원) 지도 체제'는 당내 반발로 가라 앉았다.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가 가시화 되면서 함께 언급되는 당권 주자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인이 대표로 있는 연구단체 '국회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의 총회를 열었다. 총회에는 정회원 25명과 준회원 3명 등 총 28명이 참석했다.
이 연구단체의 모임 취지는 '저출산·고령화 대응책 논의'지만, 정치권에선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한 나 의원이 세력을 모으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나 의원은 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원외 당 대표의 장점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지금은 의회독재가 야당의 투쟁에서 가장 핵심인 곳이니까 의회를 통해서 막아내야 한다"면서 원외인사인 한 전 위원장을 겨냥했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 11일 저녁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총선 참패에 한 전 위원장의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가 바람직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지난 총선 때 어떻게 됐든 지휘봉을 잡은 분 아니겠나. 책임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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