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의 베트남 ZOOM IN] (45) 팔순을 맞는 응우옌푸쫑 총비서…부정부패를 불사르는 '용광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안경환 응우옌짜이대학교 총장
입력 2024-03-12 19:2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안경환
[안경환 응우옌짜이대학교 총장]


 
 
지난 연말부터 응우옌푸쫑(Nguyễn Phú Trọng) 베트남공산당 총비서가 일체의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아 사람들의 우려 속에 수많은 억측이 나돌았다. 신변에 관련된 내용은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없도록 폐쇄되어 입에서 입으로 소문만 확산되고 있었다. 그러나 1월 15일 오랜만에 제15대 국회 5차 임시회의에 참석하였다는 뉴스가 보도되자 베트남 사람들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치가가 국민으로부터 진실한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은 국민이 존경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응우옌푸쫑 베트남공산당 총서기
[응우옌푸쫑 베트남공산당 총서기]


응우옌푸쫑 총비서는 1944년 4월 14일생으로 팔순의 노익장이다. 그는 1944년 4월 14일 하노이의 동아인현, 동호이면에서 5남매 중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동아인현은 A.D 40-43년에 베트남 역사상 최초로 독립운동을 일으킨 쯩짝과 쯩니 두 자매의 고향이기도 하다. ‘쯩자매 독립운동’은 금년에 1984주년 행사를 치렀다. B.C 111년부터 시작된 중국의 지배에 항거한 베트남 최초의 독립운동이었으며, 여성이 주도한 독립운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응우옌푸쫑 총비서의 고향이 쯩 자매의 고향과 같아, 어린 시절부터 쯩 자매 독립운동의 역사적인 숨결을 느끼며 성장하여 조국의 독립과 자유에 대한 국가관이 남다르다. 그는 1967년 12월 19일 당에 입당 후(공식입당일:1968년 12월 19일) 44년만인 2011년당 최고지위인 총비서의 권좌에 올라 지금까지 13년째 베트남을 영도하고 있다. 5년 임기를 세 번째 연임 중이다. 2018년 9월에는 쩐다이꽝 당시 국가주석이 서거하자 그해 10월 23일부터 2021년 4월 5일까지 국가주석을 겸임하였다. 베트남에서 공산당 총비서와 국가주석을 겸임한 인물은 호찌민 주석 이후 응우옌푸쫑 총비서가 처음이었다. 그는 국립하노이인문사회과학대학교를 졸업하고, 소련에 유학을 다녀왔으며 1983년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베트남 내 최고의 공산주의 이론가로, 재임 중 내내 부패방지와 경제개발에 역점을 두었으며, 국회의장으로 재임할 당시에는 아들 결혼식도 주변에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청렴하고, 소박한 성품으로 국민 위에 군림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국민과 함께, 국민과 더불어, 국민을 위한 지도자 모습을 보여 왔다. 그는 삶에서 가장 귀한 것은 명예롭게 사는 것이라며, “만약 내가 새라면 나는 흰 비둘기가 될 거야. 내가 꽃이라면 해바라기가 될 거야, 내가 돌이라면 다이아몬드가 될 거야. 나는 당과 조국을 위해서 죽을 거야”라는 내용의 연설로 박수갈채를 받은 적이 있다.

그는 교수 직함을 가진 정치학 박사로 ‘공산당 건설’을 전공한 최고 이론가로서 1991년 12월 26일 소련이 붕괴하자, 그 원인 분석에 나섰다. 소련의 붕괴는 당이 국민과 괴리되어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였기 때문이라고 결론 지었다. 당이 국가를 올바르게 이끌어야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고, 국민의 지지를 받으려면 부정부패를 척결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철학이다. 당이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면 소련처럼 해체될 수 있고, 나라가 무너지지 않으려면 당이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아야 하고, 당이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으려면 부정부패를 척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과 호흡을 같이하는 리더쉽, 군림하지 않는 리더쉽, 국민과 함께 가는 리더쉽이 응우옌푸쫑 총비서 리더쉽의 요체이다. 삶에 있어서 가장 귀한 것으로 ‘명예’와 ‘인류애’를 주장하는 쫑 총비서는, 호 주석의 사상을 배우고 따라서 실천하는 것이 자신의 책임을 완수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한다. 지난 2월 3일 베트남공산당 창당 94주년(1930.2.3-2024.2.3) 맞이하여 국가정치출판사는 응우옌푸쫑 총비서의 “이론과 실천”을 책으로 출판하였다. 주요 내용은 호찌민 주석의 사상과 도덕성을 실천에 옮겨 민족 단결을 도모하고 부강한 나라, 공정한 사회를 건설하자는 것이다. 최근 비리에 연루된 고위공직자의 체포 소식이 자주 언론에 보도된다. 부정부패를 방지하고, 공무원의 뇌물수수를 막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권력을 가진 공직자들이 불법적인 돈을 보고 뇌물 받는 것을 두려워하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부정부패 척결을 강력히 추진해 온 그의 입장은 단호하다. 부정부패 척결에는 “성역이 없고, 누구도 예외가 없으며, 일하기 싫으면 비켜서라!”고 갈파한다. 그리고 부정부패 연루자는 누구든 용광로에 넣어 불태워버리겠다며 냉엄하게 처리해왔다. 그는 호찌민 주석의 근검염정(勤儉廉正), 지공무사(至公無私)의 사상과 도덕적 품성을 그대로 이어받은 지도자로, 베트남 사람들은 호찌민 주석을 존경하듯 응우옌푸쫑 총비서를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다. 응우옌푸쫑 총비서의 팔순에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인자한 미소에 서민적이며, 검소하고, 청렴하며, 공정함으로 베트남을 이끄는 응우옌푸쫑 총비서의 건승과 베트남의 지속적인 발전을 기원한다.

 

필자 주요 이력

▷응우옌짜이대학교 총장 ▷전) 조선대 교수 ▷전) 베트남학회 회장▷전) KGS국제학교 이사장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