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하 칼럼] 외화내빈 고용시장… AI시대 대비한 '새판' 짜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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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입력 2024-02-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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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고용률 69.2%, 실업률 2.7%는 한국의 2023년 고용 성적표다. 고용률은 198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고, 실업률은 2021년 3.7%, 2022년 2.9%보다 낮았다. 2023년 취업자 수는 2842만명으로 2022년에 비해서 33만명 증가했다. 생산가능인구는 2018년 3765만명을 정점으로 2020년 3738만명, 2022년 3674만명, 2023년에는 3657만명으로 감소 추세지만 취업자 수는 늘어난 것이다. 2023년 실질 경제성장률 예상치는 1.4%로 그리 좋지 않은데도 좋은 고용 성적표가 나왔다는 것이다.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경제성장률이 저조함에도 이렇게 양호한 고용 성적표가 나온 비결은 무엇일까? 

 
2023년 전년 대비 취업자 수 증감을 연령대별로 보면 60세 이상이 37만명, 50대가 6만명 증가, 30대가 5만명 증가한 반면에 15∼29세에서 10만명, 40대에서 5만명 감소하였다.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14만명,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 11만명,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에서 7만명 증가하였으나 제조업에서 4만명, 도소매업에서 4만명 감소하였다. 15세이상 49세 연령층에서 10만명 감소하고, 50대 이상에서 43만명 증가한 것은 분명 바람직한 모양새는 아니다. 고령층에서 일을 더 많이 한다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 강하지만, 60세 이상 일자리 상당수가 정부 예산으로 만드는 노인 일자리 증가에 있다면 다시 생각해 볼 문제이다. 실제로 정부가 예산으로 만들고 있는 노인 일자리 수는 2022년 85만개, 2023년 88만개였다. 산업별로 일자리가 가장 많이 늘어난 부분도 정부 예산과 관련성이 높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일자리다. 정부 예산으로 만드는 일자리가 없었더라도 취업자 수가 늘어났을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경제성장과 고용은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 상식이다. 성장률이 높으면 취업자가 늘어나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는 성장률이 높았던 과거의 일이 되었다. 성장률이 점차 하락하면서 고용 없는 성장 시대가 한참 있었다. 경제성장은 이루어지는데 이에 상응한 일자리는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았던 기간이다. 그러나 성장률이 더 아래로 하락하자 성장률은 낮은데도 취업자가 늘어나는 시기가 도래하였다. 최근의 성장 없는 취업자 증가가 바로 그런 시기의 연장이라 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소득 주도 성장을 추진하면서 이런 경향이 더욱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성장률이 낮은 상태에서 취업자가 증가하는 것의 특징은 늘어난 일자리 대다수가 저임금 일자리라는 점이다. 정부의 복지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돌봄서비스가 그런 일자리 중 하나로, 종사자 상당수가 최저임금에 근접한 열악한 임금 보상을 받고 있다. 또한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도 과거 1970년대 취로사업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공공근로사업 일자리이다. 

 
물론 이런 일자리가 수행하는 사회적 기능이 있지만, 저출생으로 노동력 공급이 부족해진다는 우려를 무색하게 만든다. 특히 정부 예산으로 만든 노인 일자리에 참여하는 사람을 취업자에 포함하는 것은 현실의 고용 수급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게 할 수 있다. 노동력 수급 측면에서 노동력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건설업, 지방 중소기업, 농어촌 지역 등에서 일할 사람을 못 구해서 아우성이고, 이를 채우고 있는 것이 외국인 노동력이다. 2023년 말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은 251만명이다. 취업 자격이 있는 체류 외국인은 53만명이고, 이 중 45만명이 단순노무자이다. 그렇지만 불법체류자 42만명과 해외 동포, 유학생 상당수가 단순노무직의 부족을 메꾸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가 예산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있는 한편에서 사람을 못 구해 외국인을 쓰고 있는 것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이다. 2022년 450만명에서 2023년 446만명으로 4만명 감소했다. 우리나라의 제조업의 취업자 비중은 16.8%로 OECD 국가 평균14.9%보다 높았다(2018년 기준).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가는 독일(19.1%), 이탈리아(18.4%) 일본(16.3%)이고, 미국(10.7%), 영국(8.9%), 프랑스(11.7%)는 상대적으로 낮다. 콜린 클라크는 산업구조의 고도화 기준으로 2차 산업보다 3차 산업의 비중이 높아야 한다고 역설하지만 우리나라는 3차 산업 비중이 낮지는 않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 분야보다는 부가가치가 낮은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개인 및 사회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것이 한계이다. 제조업과 비교하여 생산성이 낮고, 임금 수준도 낮아서 단순히 제조업 비중을 낮추고 서비스업 비중을 높여서는 양극화가 더 심화될 우려가 있다, 특히 최근 정부 예산으로 만드는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증가는 저임금과 고된 노동으로 새로운 노동력 공급도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10억원의 생산이 창출하는 취업유발계수를 보면(한국은행, 2019년 기준) 농림수산품 25.0명, 공산품 6.2명, 건설 10.8명, 서비스 12.5명이다. 제조업의 취업유발계수가 낮고, 특히 산업경쟁력이 높은 IT 분야는 훨씬 더 낮다. 산업적 측면에서 중요성은 높지만 취업유발효과가 낮아서 제조업 분야에서 생산 증가로 취업자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이것이 고용 없는 성장이 발생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정부 예산으로 만드는 일자리를 늘려서 일자리를 증가시키는 것도 문제이니 중장기적 고용 전략은 난제라 할 수 있다.  

 

최근 저출생에 따른 인력 공급 부족을 걱정하는 것은 곰곰이 따져봐야 한다. 최근 미국의 테슬라가 공개한 휴머노이드 옵티머스의 놀라운 발전 속도를 볼 때 AI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경제성장이 계속된다 해도 좋은 일자리 만들기는 어려운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에도 우리 경제가 만드는 청년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는 10만개도 채 되지 않아 청년층의 실질적 실업률은 20% 내외가 되고 있는데 저출생 타령만 하고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MS의 빌 게이츠는 AI가 우리 생애에 가장 큰 생산성 발전이라고 하면서 AI는 사무직 생산성을 극적으로 향상시키고, 로봇공학은 육체 노동자의 생산성도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 변화를 앞두고 있다.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현재 선망받고 있는 직업뿐 아니라 단순 육체노동도 AI와 로봇으로 대체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이러한 기술 발전은 막을 수도 없고 막아서도 안 된다. 이러한 변화의 큰 흐름을 전제로 하지 않는 국가 인력 수급 계획이나 전망은 무의미하다. 양적인 출생아 수 증가나 이민 정책에 앞서서 태어난 아이를 국가와 경제에 필요한 유능한 인재로 키우는 종합계획부터 제대로 세워야 할 때이다. 


김용하 필자 주요 이력 

 △성균관대 경제학 박사 △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 △전 한국경제연구학회 회장 △전 한국재정정책학회 회장 △현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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