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창고를 치우지 않는 이유?…특별한 우렁각시(?) 때문"

영국 동물 사진 작가, 쥐 '정리정돈' 모습 포착

헛간의 작업 선반을 정리해주는 생쥐 [영상=X 갈무리]

영국 웨일스의 빌스 웰스에 사는 사진작가 70대 로드니 훌브룩이 특별한 우렁각시(?)를 만난 순간을 포착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자연에서 만나는 동물 사진을 게재하는 작가로 알려진 홀브룩은 최근 밤사이 자택 마당에 있는 창고 안을 누군가 정리해 놓은 것을 발견했다. 또 언젠가는 새들에게 주려고 꺼내 놓은 작은 음식 부스러기가 창고에 둔 낡은 신발 속에 옮겨져 있기도 했다. 

이상함을 느낀 그는 무슨 일인지 알아보기 위해 창고 작업대에 야간 투시 카메라를 설치했고 다음 날 깜짝 놀라고 말았다. 우렁각시의 정체는 바로 작은 쥐 한 마리였다.

8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과 미국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홀브룩이 설치한 카메라에 이 작은 쥐가 드라이버, 빨래집게, 전선, 볼트와 너트 등을 입에 물고 자기 몸뚱이보다 큰 상자 안으로 기어가는 모습이 찍혔다. 

홀브룩은 "밖에 뒀던 새 먹이가 창고 안에 있던 낡은 신발에 들어있는 것을 보고 카메라를 설치하게 됐는데 쥐가 물건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고 믿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홀브룩은 이 쥐가 약 두 달에 걸쳐 창고를 정리했다고 밝히며 "웨일스의 깔끔이 쥐(Welsh Tide Mouse)라는 별명을 지어주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나는 이제 쥐가 알아서 정리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창고를 치우지 않는다. 내가 물건을 꺼내놓으면 100번 중 99번은 쥐가 밤새워 정리해 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에 외신은 "마치 요리사가 되고 싶어 하는 쥐가 요리 못하는 청년을 도와 음식을 만든다는 애니메이션 '라따뚜이'(2007)를 연상케 한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창고 정리정돈하는 쥐 [사진=X 갈무리]

쥐의 채집 행동을 연구하는 브리스틀 대학교의 메건 잭슨 박사는 해당 영상을 본 뒤 "이 쥐는 정리가 생존을 위해 필요하지 않은 데다 홀브룩이 매일 물건을 다시 전에 있던 자리에 놓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매일 이 행동을 반복한다"고 지적하며 "의미 없는 행동을 한다는 것은 이 쥐가 어떤 식으로든 보람을 느낀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쥐들이 재미를 위해 이런 행동을 한다고 해석했다. 쥐와 다른 설치류는 종종 새로운 물건을 발견하고 상호작용하기를 즐기는데 북미 등에 서식하는 산림쥐는 병뚜껑, 열쇠, 보석과 같이 반짝거리는 물건을 자기들의 굴 안에 모아두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전문가는 특이한 방식으로 둥지를 만드는 행동일 수도 있다고 짐작하기도 했다. 런던의 생물의학 연구센터인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의 조니 콜 박사는 이 같은 가설을 제시하며 "이 쥐가 수컷인지 암컷인지를 알면 흥미로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