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성장 둔화에 K-배터리 4분기 실적도 반토막...中 점유율 성장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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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4-01-0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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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전기차 판매 성장률 둔화로 인해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전분기와 비교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도 국내 기업들은 소폭 하락한 가운데 중국의 CATL 등은 비(非)중국 시장에서 두 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여 올해 K-배터리 기업들의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다.

9일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53.7% 감소한 3382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첨단 제조 생산 세액 공제(AMPC)에 따른 금액은 2501억원으로 이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881억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 매출은 8조14억원으로 전기 대비 2.7%가 줄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6.3%가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42.5%가 증가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했으며, 완성차 기업들의 전기차 재고가 증가함에 따라 4분기 실적이 전분기와 비교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에 따르면 지난달 6일 기준 미국 내 전기차 재고는 256만대로, 71일 동안 생산을 하지 않아도 판매할 수 있는 양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 재고량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재고량은 92만5000대, 57%가 증가했다.
 
이는 완성차 기업들의 생산계획보다 전기차 판매가 부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시장 상황이 국내 배터리 기업의 4분기 성장 둔화로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뿐 아니라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의 4분기 영업이익도 3분기 대비 반토막이 난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분기(1조5631억원) 대비 54.42% 감소한 7124억원이다. 매출 전망치는 19조5940억원으로 전분기와 비교하면 1%가량 줄어든 것으로 전망된다. 
 
IBK투자증권은 삼성SDI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을 전분기(4960억원) 대비 16% 감소한 4166억원으로 전망하고, 목표주가를 80만원에서 70만원으로 낮췄다. 북미에 납품하는 전기차용 중대형 전지 수요가 감소했다는 것이 원인이다.
 
전기차 성장 둔화와 겹쳐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K-배터리의 올해 장사가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배터리 3사의 세계 점유율은 23.1%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3%P(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별로 보면 중국의 CATL과 BYD가 각각 37.4%, 15.7%의 점유율을 기록해 1, 2위를 차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3.6%의 점유율로 3위에 올랐다. SK온과 삼성SDI는 각각 5%, 4.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CATL과 BYD는 2022년과 비교해 점유율이 성장했으며 국내 배터리 3사는 삼성SDI만 소폭 상승했을 뿐 점유율을 유지하거나 하락했다.
 
SNE리서치는 "CATL은 테슬라를 시작으로 완성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들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채택 비중 확대에 힘입어 중국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사진=LG에너지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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