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도 국내 기업들은 소폭 하락한 가운데 중국의 CATL 등은 비(非)중국 시장에서 두 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여 올해 K-배터리 기업들의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다.
9일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53.7% 감소한 3382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첨단 제조 생산 세액 공제(AMPC)에 따른 금액은 2501억원으로 이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881억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 매출은 8조14억원으로 전기 대비 2.7%가 줄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6.3%가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42.5%가 증가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했으며, 완성차 기업들의 전기차 재고가 증가함에 따라 4분기 실적이 전분기와 비교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에 따르면 지난달 6일 기준 미국 내 전기차 재고는 256만대로, 71일 동안 생산을 하지 않아도 판매할 수 있는 양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 재고량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재고량은 92만5000대, 57%가 증가했다.
이는 완성차 기업들의 생산계획보다 전기차 판매가 부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시장 상황이 국내 배터리 기업의 4분기 성장 둔화로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뿐 아니라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의 4분기 영업이익도 3분기 대비 반토막이 난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분기(1조5631억원) 대비 54.42% 감소한 7124억원이다. 매출 전망치는 19조5940억원으로 전분기와 비교하면 1%가량 줄어든 것으로 전망된다.
IBK투자증권은 삼성SDI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을 전분기(4960억원) 대비 16% 감소한 4166억원으로 전망하고, 목표주가를 80만원에서 70만원으로 낮췄다. 북미에 납품하는 전기차용 중대형 전지 수요가 감소했다는 것이 원인이다.
전기차 성장 둔화와 겹쳐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K-배터리의 올해 장사가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배터리 3사의 세계 점유율은 23.1%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3%P(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별로 보면 중국의 CATL과 BYD가 각각 37.4%, 15.7%의 점유율을 기록해 1, 2위를 차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3.6%의 점유율로 3위에 올랐다. SK온과 삼성SDI는 각각 5%, 4.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CATL과 BYD는 2022년과 비교해 점유율이 성장했으며 국내 배터리 3사는 삼성SDI만 소폭 상승했을 뿐 점유율을 유지하거나 하락했다.
SNE리서치는 "CATL은 테슬라를 시작으로 완성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들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채택 비중 확대에 힘입어 중국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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