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통해 빚 갚는 기업 늘었다… 3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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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이레 기자
입력 2023-12-1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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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투자 대신 빚을 갚기 위해 유상증자에 나서는 국내 상장기업들이 부쩍 늘었다. 유상증자 자체는 줄었는데 채무 상환 자금 비중이 급증했다. 고금리 기조 속에 중국 경기 둔화로 인해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 수익성이 나빠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1월 2일~12월 12일 기준) 상장사(코스피·코스닥 기준)들이 제출한 유상증자 공시 건수는 총 341건이다. 지난해 361건에서 20건가량 줄었다. 조달 규모도 14조8035억원에서 11조7374억원으로 20.71% 감소했다.

유상증자는 기업들이 주주나 제3자에게 돈을 받고 자본금을 늘리는 경영 활동을 의미한다. 기업에서 자금을 조달하면서 이자를 지불하지 않아도 돼 흔하게 활용된다. 단, 기존 주주 지분 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에 주가에는 악영향을 미칠 때가 많다.

올해 상장사들은 유상증자 자금을 타 법인 증권 취득에 가장 많이 썼다. 12조원 가까이 되는 모집 금액 가운데 4조2589억원이 타 법인 출자 목적으로 조달한 자금이다. 운영 자금과 시설 자금이 각각 3조3160억원, 2조1693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채무 상환 자금은 1조7233억원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지난해 연간 기준 상장사들이 부채 변제 목적으로 조달한 1조506억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1년 새 70% 이상 급증했다.

코로나19 이후 감소하기 시작했던 채무 상환 자금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3조9607억원까지 늘었던 채무 상환 자금은 지난해까지 줄어들다가 올해 들어 다시 급증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거시 경제 상황에 큰 영향을 받는 국내 기업 특성상 지난해 말부터 계속된 금리 고공 행진 속에 중국 경제마저 둔화하면서 수익성이 훼손된 결과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상반기 수출 부진으로 기업 영업 실적마저 급감하면서 수익성 악화와 채무 불이행 우려 등 시장 불안 요인 역시 커지고 있다"며 "시장 불확실성이 빠르게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제금융협회(IIF)가 올해 3분기 기준으로 내놓은 세계 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내 기업 부채 비율은 105.2%로 전년 101.4%에서 3.8%포인트 늘어 홍콩, 중국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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