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내놔도 '조용', 강남도 4개월만 '6억 증발'…주택 시장 '2차하락기'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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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섭 기자
입력 2023-12-1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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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시장이 반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2차 하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규제 완화에 힘입어 상반기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여왔던 서울 아파트 시장이 반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강남불패로 불리는 강남구와 서초구 등도 집값이 하락세로 접어들고, 서울 주택 거래량도 급감하고 있어 지난해 말 1차 조정에 이어 '2차 조정기'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기조 속에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줄어들면서 당분간 횡보 또는 하락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대치삼성'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16일 12억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앞서 같은 달 4일 동일 면적 매물(22층)이 17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불과 2주도 안 돼 5억원이나 빠진 것이다. 이 단지 59㎡ 거래가는 2021년 18억7000만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올해 15억~16억원대를 유지해왔다.

강남구 개포동에 있는 '개포주공7단지' 전용 73㎡는 지난달 13일 22억8500만원에 손바뀜되면서 직전 거래인 24억8000만원(8월)보다 2억원 가까이 내렸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 134㎡도 지난달 29일 37억2000만원(16층)에 거래됐다. 지난 7월 연중 최고가인 43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6억원 이상 빠진 것이다.

주거 선호도가 높은 송파구 잠실동에서도 하락 거래가 나타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전용면적 135㎡는 지난달 10일 27억원에 거래됐다. 전 고가 대비 8억5000만원 떨어진 금액이며, 해당 평형대가 30억원 밑으로 내려가기는 2021년 5월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이처럼 올 하반기 들어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지만 시장은 다시 침체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고금리 기조와 함께 대출 규제 강화,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 하락 등이 겹치면서 매수심리가 더욱 쪼그라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고금리에 특례대출 등이 강화된 후 거래가 크게 줄면서 아파트 매물은 갈수록 쌓여가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이날 기준 7만7709건으로 8만건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시기 5만2379건과 비교하면 48% 이상 급증한 것이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가라앉으면서 거래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며 "관망세가 깊어지는 가운데 매물이 누적되면서 매도 희망가가 하락 조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2차 하락기 초입에 들어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전히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대내외적인 경제 여건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거래량과 매물량 등 악화한 지표들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상반기 시장을 이끌었던 특례론 축소에 고금리 등으로 매수자는 관망세로 돌아선 반면 매도자는 기존 호가를 유지하면서 거래가 성사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년 신생아 특례대출 등이 나오지만 특례론만큼 정책 효과를 기대하긴 힘들어 당분간 횡보 또는 하락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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