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854만명 제때 빚 못 갚아...채무불이행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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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기자
입력 2023-12-0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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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산가능인구 1% 달해...코로나 때보다도 늘어

  •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년간 갑절로

  • 글로벌 경제서 신뢰도 상실 우려

중국 상하이 거리 모습 EPA
중국 상하이의 한 거리 모습. [사진=EPA·연합뉴스]

올해 중국에서 제때 빚을 갚지 못한 채무자가 역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이 더욱 짙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내에서 총 854만명이 대출을 상환하지 못해 채무불이행자로 분류, 당국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중국 법원 자료를 인용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중국 생산가능인구의 약 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2020년 초(570만명)보다도 훨씬 많은 수준이다.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한 데 따른 경제 성장 저하와 가계소득 감소 여파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채무불이행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가계부채 증가와도 무관하지 않다. 중국 정부 산하 싱크탱크인 국가재정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는 64%로, 지난 10년 동안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고용이 급격하게 둔화하면서 카드 대금을 갚지 못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초상은행에 따르면 이달 신용카드 대금을 90일 이상 연체한 채무자 수는 전년동월 대비 26% 증가했다. 중국 청년실업률은 지난 6월 역대 최고치인 21.3%를 기록한 이후 발표가 잠정 중단된 상태다. 

빚을 제때 상환하지 못해 집과 차 등의 담보를 압류 당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부동산연구회사인 차이나인덱스아카데미의 통계에 따르면 올 초부터 지난 9월까지 중국 내에서 총 58만4000건의 압류가 진행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3% 증가한 수치다.

특히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들은 알리페이·위챗페이 등 모바일 결제 이용이 차단된다. 중국에서는 현금·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모바일 결제 의존도가 거의 100%에 달하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경제 활동에 제약이 생기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본인을 비롯해 가족들도 정부 관련 기관에 종사할 수 없고, 고속철도와 유료 국도 등 교통 인프라를 이용하는 것도 제한된다. 경제 주체로서 사망 선고를 내리는 것과 다름 없지만, 개인 파산 관련 법도 부재해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회생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이에 글로벌 시장에서 경기 둔화로 악화된 중국의 시장 신뢰도가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FT는 "채무불이행자 수가 늘어날 경우 중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소비자 신뢰를 강화하는 데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며 "더욱이 개인 파산법도 부재해 가계부채가 사회에 가할 충격을 완화할 방법이 부족한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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