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도 '공모주 단타'...의무보유 미확약 비중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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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영 기자
입력 2023-12-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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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공모가 대비 2배 이상 오르는 '따블'을 기록하는 등 공모주가 높은 수익률을 내면서 기관투자자들까지 상장 직후 주가가 급등하면 팔아치우는 '단타'에 집중하고 있다. 상장 첫날 주가가 급등하면 기관들은 물량을 처분하고 개인이 대부분 받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 13곳 가운데 LS머트리얼즈를 제외하고 12곳에 대해 기관투자자 중 90% 이상이 의무 보유 확약을 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평균 96.0%다.

의무 보유 확약이란 기관투자자들이 일정 기간 공모주를 팔지 않겠다고 하는 약속이다. 기관투자자는 많은 물량을 배정받기 때문에 의무 보유 확약 비중이 높으면 수급 우려도 덜 수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의무 보유 확약 비중이 51.6%에 달했다.

최근 1개월간 수요예측을 진행한 곳 중에서 의무 보유 미확약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무려 100%에 달하는 동인기연이다. 전체 참여기관 463곳 가운데 463곳 모두 상장 후 주식 의무 보유를 거부했다. 블루엠텍 역시 전체 1749곳 중 99.9%인 1747곳이 미확약했다. 나머지 2곳은 1개월 의무 보유 확약을 걸었다.

캡스톤파트너스 99.7%, 에이텀 99.3%, 에코아이 97.7%, 스톰테크 97.1%, 에코프로머티리얼즈 96.4% 등 대부분이 기관투자자 의무 보유 미확약 비중이 95%를 넘겼다. LS머트리얼즈만 85.3%였다.

기관투자자들이 의무 보유 확약을 하지 않는 건 공모주의 장기 주가 상승세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상장한 기업들은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높게 나타나고는 있지만 강세를 이어가긴 어렵다는 판단이다.

최근 신규 상장한 기업의 상장 당일 수익률을 살펴보면 절반 이상이 공모가 대비 2배 가까이 올랐다. 캡스톤파트너스, 그린리소스, 한선엔지니어링, 에이에스텍, 에이템 등이 '따블'을 달성했다.

상승세는 최대 상장 이튿날까지만 이어졌고 대부분 급락했다. 캡스톤파트너스는 상장 3일째 18% 넘게 하락하면서 4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였다. 그린리소스 역시 상장 사흘째 -20.43%, 한선엔지니어링과 에이에스텍은 상장 이틀째 -12.71%, -26.11%를 기록했다.

대부분 상장 첫날은 개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급등했다. 그사이 기관투자자들은 보유 지분을 처분하고 나왔다. 상장 첫날 수익률이 207%에 달하는 그린리소스를 보면 이날 개인은 507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기관은 27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한선엔지니어링도 상장 당일 개인이 439억원어치를 샀지만 기관은 408억원어치를 팔았다. 에이에스텍 역시 개인은 741억원 순매수, 기관은 548억원 순매도했다.

지난 7월부터 '허수청약 방지 등 기업공개(IPO) 시장 건전성 제고' 정책이 시행되면서 의무 보유 확약 시 가점을 부여하고 있지만 배정 물량을 더 많이 확보하기보다 단타를 목적으로 하는 기관이 더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가격 변동폭이 확대된 이후 최근 공모주 주가 상승 폭이 커지면서 단타를 하려는 투자 수요가 커졌다"며 "기업가치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주가 상승을 틈타 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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