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답 찾는 K건설] 올 들어 해외 수주 33조원 '8년 만의 최대', 해외 건축·북미서 약진... "내년 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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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박새롬 기자
입력 2023-11-20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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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1~10월 해외건설 수주 256억 달러... 전년比 약 4%↑

  • 북미·태평양 지역서 '괄목상대'··· 건축 수주는 '역대 2위'

  • 韓 주요 건설사 "해외사업 비중 확대"··· 조직 강화하기도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올해 국내 경기 악화로 주요 건설사들이 해외사업에 집중한 결과 해외 수주 규모가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건축 부문에서 역대 최고치에 근접하는 수주 성과를 올렸다. 최근 주요 건설사들이 해외사업 비중을 확대하는가 하면, 조직개편을 통해 해외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어 내년에는 K건설의 해외 수주 성과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해외 사업 강화를 통해 내년 예상되는 국내 건설경기 침체의 돌파구를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20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 규모는 256억 달러(약 33조190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47억 달러 대비 3.64% 증가한 것으로, 1~10월 기준으로는 2015년(약 377억 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태평양·북미 지역의 약진이 돋보였다. 올 들어 10월까지 해당 지역에서 92억 달러 규모를 수주하면서 중동(80억 달러), 아시아(49억 달러) 지역을 제치고 올해 최대 수주 지역으로 급부상했다. 최근 10년간 전체 수주 대비 태평양·북미 지역의 비중은 아시아(38.6%), 중동(38.1%)에 크게 못 미치는 6.6% 수준에 그쳤으나 올해 크게 바뀐 셈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미국 조지아 배터리공장 신설공사와 미국 HMGMA 현대차공장 신축공사 수주 성과 등이 영향을 끼쳤다. 

공종별로는 건축 부문이 109억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연간 규모인 87억 달러를 이미 넘어서는 등 전체 해외 수주를 견인했다. 이는 지난 1966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58년 동안 2012년(123억 달러)에 이은 역대 두 번째 규모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 건축 수주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간 22억~64억 달러에 머물렀으나 올해 역대 최대치 기록을 턱 밑까지 쫓아온 것이다. 

업계에서는 내년에 해외 건축 수주가 역대 최대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전체적인 해외 수주 규모도 올해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도 해외 사업 강화를 위해 고삐를 죄고 있다. 

대우건설은 이달 조직 개편을 통해 해외사업단장 직급을 기존 상무에서 전무급으로 격상하고, 전략기획본부 산하 해외사업단을 최고경영자(CEO) 직속 편제로 조정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그간 기반을 다져 놓은 거점국가 위주로 양질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선별해 수주할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우리나라와 미국, 프랑스가 경쟁 중인 조 단위 규모의 체코·폴란드 원전 건설 시공사 선정이 가시화되는데 수주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내년 해외 토목·건설사업 비중을 60% 수준까지 대폭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중동 지역 수주를 더욱 늘리고 우크라이나와 미국 등 신시장 개척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통적인 해외 수주 강자인 삼성물산은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터널공사와 카타르 태양광발전소, UAE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 등 해외 EPC(설계·조달·시공) 사업을 통해 내년 해외 사업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협력 확대도 주목된다. 정부는 키이우 교통 마스터플랜·우만시 스마트시티 마스터플랜 등 재건협력 6대 프로젝트를 우크라이나 정부와 추진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측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은 단일 국가의 건설시장 진출을 넘어 우리 해외건설이 과제로 삼아온 선진 유럽시장 진출의 마중물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정부의 의지도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토부와 해양수산부, 해외건설협회 등은 지난 17일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 기업에 대한 지원 정책 등을 소개하는 ‘우크라이나 재건협력 기업설명회’를 열었다.

업계에서는 해외 사업에 있어 경쟁력 확보를 위해 민간 건설사뿐 아니라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투자개발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건설사들의 해외사업 강화 움직임은 국내 건설 경기 침체와도 맞닿아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역대 최고치인 229조7000억원을 기록한 국내 건설 수주는 올해 17.3% 줄어든 190조1000억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1.5% 줄어든 187조3000억원으로 예상돼 건설 경기 반등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상당수 국내 건설사가 내년에는 해외사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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