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서 공방…이 "또 아우슈비츠" vs 팔 "5분마다 어린이 사망"

  • 이 대사 노란색 별 달고 아우슈비츠 언급

  • 팔 대사 "우리 아이들, 여러분과 똑같은 신의 자녀"

  • 러 "미국 때문에 이사회 마비" vs 미 "하마스 규탄해야"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가 10월 3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노란색 다윗의 별을 달고 안전보장이사회 위원들에게 연설했다 다윗의 별은 유대인과 유대교를 상징하는 표식이다 사진AP 연합뉴스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가 10월 3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노란색 다윗의 별을 달고 안전보장이사회 위원들에게 연설했다. 다윗의 별은 유대인과 유대교를 상징하는 표식이다. [사진=AP· 연합뉴스]

3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는 회원국 간 입장차가 뚜렷이 나타났다. 미국은 안보리 결의안에 하마스의 테러 행위를 규탄하는 내용을 넣을 것을 촉구했고, 러시아는 “미국의 입장으로 인해 이사회가 마비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안보리는 이스라엘이 점진적 지상전을 개시한 후 유엔 안보리 내 유일한 아랍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의 요청에 따라 소집됐다. 안보리 회원국은 이날에 이어 오는 31일 다시 모임을 갖기로 했다.  

옵저버 자격으로 참석한 리야드 만수르 주유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사는 “가자는 이제 지구상의 지옥”이라며 “오늘 인류를 지옥에서 구한다는 것은 유엔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만수르 대사는 “이스라엘 정보부의 최근 유출된 문서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가자지구에서 (이집트) 시나이의 텐트 도시로 이주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우리가 상상한 위협이 아니라 이스라엘이 강요하려는 현실임을 확인시켜 준다”고 말했다. 이어 “5분마다 팔레스타인 어린이 한 명이 죽는다”며 “우리 아이들은 여러분의 자녀와 마찬가지로 신의 자녀이자 빛의 자녀”라고 강조했다. 그는 “휴전이 즉시 이뤄져야 한다”고 요청했다.

반면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 대표는 이날 하마스를 나치라고 칭하며 독일 나치에 의해 자행됐던 아우슈비츠의 학살이 되풀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르단 대사는 “이번 살인자는 하마스 나치였다. 이스라엘 가족 전체가 연기와 재로 변했다”며 “내 할아버지가 아우슈비츠에서 겪은 운명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야만적인 하마스 나치가 독일 나치와 공유하는 것은 범죄의 잔인성만이 아니다”라며 “둘 다 유대인을 말살하겠다는 공통 이념을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르단 대사는 “여러분이 나를 볼 때마다 악에 맞서 침묵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기억하도록 상기시켜 주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대표단과 함께 옷에 노란색 별을 달았다. 독일 나치는 유대인들이 외출할 때 옷에 노란별을 붙이도록 했었다. 에르단 대사는 “바빌로니아인, 그리스인, 로마인, 나치 등이 우리를 파괴하려고 시도했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 이란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신의 뜻에 따라 이스라엘이 승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원국 간 이견도 나타났다. 바실리 네벤지아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미국의 입장으로 인해 이사회가 마비됐다”며 “인도주의적 일시 중지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준 주유엔 중국 대사는 “유엔 긴급 총회에서 압도적인 다수가 인도주의적 휴전을 지지했지만 이스라엘은 (가자)영토에 대한 지상 공격을 시작함으로써 이 모든 것을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유엔 회원국들은 27일 긴급 총회에서 찬성 120표, 반대 14표, 기권 45표로 이·팔 전쟁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다만, 유엔 총회에서 채택되는 결의안은 안보리 결의안과 달리 법적 구속력이 없다.

린다 토마스 그린필드 주유엔 미 대사는 해당 결의안에 하마스와 인질이라는 두 단어가 빠졌었던 점을 강조하면서 “하마스의 행동이 규탄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필립 라차리니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집행 위원장은 이팔 전쟁으로 어린이와 여성 다수가 사망한 점을 지적했다. 그는 “나는 여러 번 말했고 다시 말하겠다. 가자지구에는 안전한 곳이 없다”며 사망자 중 약 70%가 어린이와 여성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3주간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어린이는 약 3200명에 달한다. 

한편, 안보리는 지난 25일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제출한 결의안 초안을 논의했으나 두 결의안 모두 채택이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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