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속으로] 中 잭 니클라우스GCK, 시저스 골프 마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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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이동훈 기자
입력 2023-10-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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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 골프·가민 S70과 함께

시저스 골프 마카오는 마천루를 배경으로 벙커와 해저드로 구성돼 있다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를 연상하게 한다 사진이동훈 기자
시저스 골프 마카오는 마천루를 배경으로 벙커와 해저드로 구성돼 있다.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를 연상하게 한다. [사진=이동훈 기자]
마카오는 1999년 12월 20일 중국에 이양됐다. 포르투갈이 통치한 지 112년 만이다. 이양 뒤 중화인민공화국 마카오 특별행정구로 불렸다.

행정구 안에는 두 개의 골프장이 있다. 1993년 개장한 마카오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과 2007년 개장한 시저스 골프 마카오(전 오리엔트 골프클럽)다.

시저스 골프 마카오는 코타이 스트립에 위치했다. 코타이 지역 호텔, 마카오 국제 공항, 타이파 페리 터미널과 15분 거리에 있다. 시내와 가장 가까운 골프장이다. 아시아 골프장 3000곳을 예약할 수 있는 바이 골프(Bai Golf)를 통해 티 타임을 잡았다.

오전 6시 호텔 로비에서 콜택시를 불러 골프장으로 향했다. 10분 만에 도착했다. 골프장 문은 열려있었지만 클럽하우스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영업 시작 시간이 7시라 기다려야 했다.

기다리는 동안 2층 테라스에 올랐다. 코스 레이아웃이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 같았다. 마천루를 배경으로 하는 해저드와 벙커가 많은 평평한 골프장이다.

오전 7시쯤 되니 한 여성이 헐레벌떡 뛰어온다. 늦어서 미안하다면서다. 부랴부랴 클럽하우스 문을 열고 불을 켰다. 휴대전화로 한 사람에게 전화를 건다. 수화기 너머의 사람은 캐디 같았다. "빨리 와"라는 중국어만 알아들었다.

티 타임은 오전 7시 30분. 10분 뒤 한 여성이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났다. 자신을 캐디라고 소개했다. 5분 만에 캐디복으로 갈아입고 카트를 끌고 나타났다. 늦장 개장이지만, 라운드 준비는 빨랐다.
 
시저스 골프 마카오는 거리를 알려 주는 표시가 나무가 아닌 돌이다 150야드를 알리는 표시석이 공 옆에 서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시저스 골프 마카오는 거리를 알려 주는 표시가 나무가 아닌 돌이다. 150야드를 알리는 표시 석이 공 옆에 비스듬히 서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캐디와 1번 홀로 향했다. 평지라 공략 지점을 지정해야 했다. 캐디의 조언대로 쳤다. 약간 오른쪽으로 향했다. 공이 떨어진 지점으로 가니 작은 그린이 보였다. 티잉 구역도 그린도 작았다. 인구밀도 세계 1위(㎢당 2만300명)인 마카오다웠다.

코스는 잘 관리돼 있었다. 디보트 자국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페어웨이와 그린 주변에 잔디가 빽빽하게 심겨 있었다. 카트를 타고 페어웨이를 질주할 수 있는 이유다.

우여곡절 끝에 그린 위에 공을 올렸다. 그린은 관리 상태가 더 좋았다. 경기과에서 걸어 둔 코스 정보가 기억났다. 그린 스피드 8.6피트(2.6m), 주말 골퍼에게 적절한 속도다. 마크하고 직접 라인을 봤다. 공은 원하는 대로 뻗어 나갔지만, 홀에 들어가지 않았다. 라인을 읽기가 쉽지 않았다. 파3인 2번 홀도 마찬가지다. 보다 못한 캐디가 다음 홀부터 라인을 봐줬다.

코스는 평지지만, 언듈레이션이 심했다. 난도를 위해 도그레그를 가미했다. 해저드는 과감하게 피해야 했다. 훅 구질인 것을 간파한 캐디는 자꾸만 오른쪽 끝을 목표로 설정하라고 권했다. 
 
파리지앵 등 호텔이 시저스 골프 마카오에서 보인다 사진이동훈 기자
파리지앵 등 카지노 호텔이 시저스 골프 마카오에서 보인다. [사진=이동훈 기자]
핸디캡 1번은 6번 홀이다. 파4 444m. 티잉 구역에서 200m 이상을 날려야 좁은 페어웨이에 안착할 수 있다. 230m를 내보냈다면 214m가 남았다. 롱 게임을 잘해야 버디를 잡을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하이브리드를 쥐고 친 두 번째 샷이 그린에 도달하지 못했다. 세 번째 샷은 그린 옆 벙커에 빠졌다. 벙커 샷으로 그린 위에 공을 올렸다. 퍼터로 굴린 공은 홀을 외면했다.

6번 홀이 채찍이라면 8·9번 홀은 당근이다. 넓은 페어웨이로 자신 있게 공을 날려 보냈다. 첫 파와 두 번째 파를 기록했다.

전반을 마치니 앞서 나간 팀이 사라졌다. 이때부터 대통령 골프를 즐겼다. 18홀 전체에 단 한 팀이 공을 치고 있었다.

13번 홀은 핸디캡 2번이다. 파5 515m로 페어웨이가 좁았다. 도그레그가 아닌, 곧게 뻗은 홀이다. 티샷으로 230m를 쳐도 285m가 남았다. 3번 만에 공을 올리기도 힘들었다. 왼쪽 해저드와 착지 지점에 입을 벌리고 있는 벙커가 위협했다. 결국 실수 연발로 5번 만에 공을 올려 더블 보기를 기록했다.
 
시저스 골프 마카오 16번 홀 가민 S70이 거리를 알려주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시저스 골프 마카오 16번 홀, 가민 S70이 거리를 알려주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마카오에 있는 36홀 중 최고의 홀을 꼽으라면 16번이다. 큰 호수를 옆에 두고 그린을 공략해야 한다. 불어오는 바람에 물결이 잔잔하게 흘렀다. 오리는 사냥을 위해 연신 호수에 몸을 담근다. 캐디가 거리를 알려줬지만, 매번 정확하지 않았다. 손목에 찬 가민 S70을 봤다. 백 핀 기준 122m. 화면을 살짝 올리니 고저 차, 바람 등이 자동으로 계산됐다. 좀 길어도 괜찮은 것을 확인하고 8번 아이언을 쥐었다. 마천루를 향해 공을 날렸다. 깃대 옆에 공이 붙었다. 캐디가 갤러리처럼 손뼉 쳤다.
 
시저스 골프 마카오 18번 홀 페어웨이에서는 그린 뒤에 위치한 클럽하우스가 보인다 사진이동훈 기자
시저스 골프 마카오 18번 홀 페어웨이에서는 그린 뒤에 위치한 클럽하우스가 보인다. [사진=이동훈 기자]
17번 홀과 18번 홀도 아름다움이 이어졌다. 18번 홀에서는 클럽하우스를 바라보며 샷을 날렸다. 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골프를 치는 사람은 없었다. 비싼 그린피(2200 홍콩 달러·약 38만원)가 원인 같았다. 함께한 동반자는 "마카오에 골프장이 있는지 몰랐다"고 했다.

골퍼라면 한 번쯤은 두 골프장을 경험해 보는 것이 좋다. 180도 다른 매력을 뽐낸다. 도전적인 정글 탐험을 원한다면 마카오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을,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을 원한다면 시저스 골프 마카오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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