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며 중학교 3학년과 초등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두 자녀를 키우는 40대 주부 김모씨는 최근 밤잠을 못 이룬다. 오른 학원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수험생인 첫째, 음악에 재능을 보이는 둘째 중 한 명은 등원을 포기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교육 관련 물가도 오르지 않은 게 없다"며 "부모 노릇을 제대로 못하는 것 같아 너무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김씨와 같은 고민을 가진 학부모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고물가 기조 속에 사교육 비용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은 통계 수치로도 드러난다.
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지출 목적별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교육 목적 물가지수는 104.42(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1.8% 상승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학부모들 고충이 더욱 뚜렷하게 확인된다. 지난달 기준 중학생 학원비 물가지수는 106.50으로 전년 동월보다 2.6% 올랐다. 같은 기간 초등학생 학원비는 2.2%, 고등학생 학원비는 2.3% 뛰었다. 학교 내에서 이뤄지는 보충 교육비까지 0.8% 오른 실정이다.
학업 보충을 위한 보습 학원뿐 아니라 각종 예·체능 사교육비도 상승률이 거세다. 지난달 기준 운동 학원비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7% 급등했다. 미술 학원비(4.5%)와 음악 학원비(3.3%) 오름 폭도 만만치 않다.
학생들이 공부를 하며 사용하는 소모품 가격까지 크게 올라 부담을 더한다. 필기구 품목 소비자물가지수는 112.80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3% 치솟았다. 회화용구는 9.4%, 종이문구는 7.0%, 기타 문구는 1.9% 각각 상승했다.
고등학생이 대학 입학을 위해 지출하는 대입 전형료 품목 역시 1.5%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학부모만 사교육비 부담에 신음하는 게 아니다. 고용 절벽에 맞닥뜨려 절실하게 취업 기회를 찾고 있는 청년들도 같은 고민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취업 학원비 물가지수는 104.40으로 전년 동월 대비 3.4% 올랐다. 각종 자격증 취득을 위한 시험 응시료는 4.5%, 외국어 학원비는 3.1% 상승했다. 학교 기숙사비도 3.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졸업 후 아직 직장을 찾지 못한 한 구직자는 "원하는 직종에 진출하려면 필요한 자격증이 여럿인데 학원비가 계속 올라 걱정"이라며 "밥값을 아끼는 정도로는 충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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