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일감 줄었지만 인재 늘렸다···호황 대비 경쟁력 확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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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3-09-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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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위축의 직격타를 맞아 감산 등을 진행하는 국내 전자기업이 오히려 임직원 수를 늘려 나갔다. 이르면 올해 4분기 시작될 업황 반등의 시기에 대규모 경쟁이 일어날 것을 대비해 인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2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상위 20대 상장 전자기업의 직원 수 합계는 26만1080명으로 지난해 6월 말 25만5529명 대비 5551명(2.17%) 늘었다. 2년 전인 2021년 6월 말 24만4687명에 비해서는 1만6392명(6.7%) 늘었다.

이는 올해 전자업계의 일감이 줄어든 것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20대 상장 전자기업의 매출액 합계는 올해 상반기 130조7801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 181조9359억원에 비해서는 28.12% 줄어든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기 위축 흐름이 지속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위기 상황에서도 인재 영입을 적극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전자업계 내부에서도 기업마다 방향성이 상당히 다르게 나타났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패스 등 10개 기업은 인재를 늘렸다. 반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삼성전기, DB하이텍 등 10개 기업에서는 임직원 수가 줄었다.

세부적으로 삼성전자가 최근 1년 만에 6166명(5.23%)의 직원을 늘려 인력 확보 규모가 가장 컸다. SK하이닉스도 올해 매출액 55,28% 줄었지만 1년 전보다 1622명(5.3%)의 신규 인재를 확보해 눈에 띄었다. 비율로는 네패스가 이 기간 788명에서 1106명으로 직원을 40.36%나 늘렸다.

최근 1년 동안 LG디스플레이는 1065명의 직원을 줄여 감원 인원이 가장 많은 회사로 꼽혔다. 서울반도체도 657명의 임직원을 472명으로 28.16% 줄여 감원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20대 상장 전자기업 중 17개사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줄었음을 감안하면 상당수 기업이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인력 확충을 택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전자기업이 매출 하락에도 불구하고 인력을 확충한 것은 이르면 4분기부터 시작될 업황 회복을 대비한 조치로 분석된다. 업황 반등 직후 강도 높은 글로벌 경쟁이 발생할 수 있어 당장 인력을 줄이기보다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반도체 등 일부 분야에서는 감산을 진행하고 있으나 조만간 업황이 반등을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전자기업 관계자는 "전자업계 환경이 갈수록 전문화되고 있어 전문인재를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실무 감각을 갖춘 전문인력을 육성하기가 어렵다는 인식에 감산을 진행하는 상황에서도 임직원을 늘려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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