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수출에 공장 설립까지…중동 진출하는 K-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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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주 기자
입력 2023-09-0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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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SK바이오팜의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 대웅제약의 ‘엔블로’ 셀트리온의 ‘베그젤마’ 사진각사
왼쪽부터 SK바이오팜의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 대웅제약의 ‘엔블로’, 셀트리온의 ‘베그젤마’. [사진=각 사]
중동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회의 땅으로 부상했다. 이들은 중동 시장에 자체 개발 제품의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현지 기업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의약품 당국에 품목허가를 진행 중이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등 메나(MENA: Middle East+North Africa)지역은 의약품 수요가 급증하며 전세계 제약 바이오 기업이 주목하는 시장이다. 

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 셀트리온, 대웅제약 등이 신약과 바이오시밀러를 앞세워 중동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25일 사우디아라비아 식약청(SFDA)에 자체 개발한 당뇨병 신약 '엔블로'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대웅제약이 아시아 이외의 지역에서 엔블로 품목허가를 신청한 것은 SFDA가 처음이다. 엔블로는 올해 5월 국내 출시 이후 현재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아세안 4개국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제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메나 지역에 공급하기 위해 지난달 현지 제약사 '히크마'와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SK바이오팜이 메나 지역에 출시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히크마가 우선 협상권을 갖게 된다. 
히크마는 사우디아라비아, UAE, 이집트 등 메나 지역 16개국에 세노바메이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 1월 셀트리온헬스케어도 메나 지역에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히크마와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계약을 통해 히크마는 요르단, 모로코 등 17개 국가에서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항암제 ‘베그젤마’ 판매를 맡았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베그젤마에 앞서 ‘램시마’, ‘램시마SC’, ‘트룩시마’, ‘허쥬마’, ‘유플라이마’ 등 셀트리온의 주요 제품들도 히크마를 통해 중동에 유통 중이다. 

메디톡스는 메나 지역에 생산 시설을 건설할 예정이다. 지난 1월 UAE 두바이에 비동물성 보툴리눔 톡신 ‘MT10109L’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현지 미용·의료 시술 수요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종교와 문화를 고려한 비동물성 제품이 시장 경쟁력 확보에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공장 설립을 추진하기 위해 메디톡스는 현지 기업인 두바이사이언스파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해당 시설에서 생산된 제품은 할랄 인증을 획득해 메나 지역 각국에 진출한다는 목표다.

메나 지역의 의약품 시장은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82억9000만 달러로 연평균 성장률 5%를 기록 중이다. UAE의 경우 2021년 기준 시장 규모는 37억 달러, 성장률은 6%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의약품 시장의 중심 축으로 여겨진 미국과 유럽 등은 경쟁자들이 많은 포화시장”이라며 “메나 지역은 북미와 유럽에 거점을 둔 글로벌 빅파마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인구와 소득이 늘어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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