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부채 14조 줄였지만···반도체·가전 부진 속 '실적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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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변경 기자
입력 2023-07-04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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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분기 유동부채 76.5조···1년새 15% 뚝

  • DS부문 적자 심화···품질논란 등에 발목

삼성전자가 연내 갚아야 할 유동부채를 1년 전보다 줄였는데도 실적 부진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적 버팀목이던 메모리 반도체가 여전히 맥을 못추는 데다 가전 사업 부진까지 겹치면서 전체 실적이 축소될 전망이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유동부채는 지난해 90조4637억원에서 올해 76조574억원으로, 14조4063억원(15.9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업황 침체로 올해 1분기 현금성 자산을 108조원이나 축적해 놓는 등 유동성 확보에 공을 들인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잇단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로 자금 확보의 필요성이 대두된 데 따른 것이다.

회사가 유동성 확보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지만 올해 2분기도 반도체와 가전 사업이 발목을 잡으면서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177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8.74%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같은 기간 경쟁사인 LG전자는 9559억원으로 20.7% 증가가 예상돼 희비가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 적자가 심화된 데 따른 영향이 크다. DS부문의 경우 2분기 3조~4조원대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IT제품 수요 둔화로 고객사 재고가 쌓여있는 데다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 역시 LCD TV 출하량 감소와 함께 패널 가격 상승 등이 겹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1분기 실적을 견인한 모바일경험(MX) 사업부문의 스마트폰 판매도 2분기엔 갤럭시 S23 출시 효과가 주춤해지며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지는 미지수다.

앞서도 삼성전자의 올 1분기 VD·생활가전사업부 영업이익은 1900억원으로, 전년 동기(8000억원)의 4분의1 수준에 그쳤다. 1분기 삼성전자 가전 매출은 6조65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 줄었다. 감소폭이 크진 않지만, LG전자 가전(H&A) 매출이 0.6% 증가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가전 사업에서 고전하는 것을 두고 지난해 세탁기 품질 문제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세탁기 강화유리가 접착 불량 등으로 이탈하면서 품질 문제가 불거졌다. 이후 고객들의 신뢰는 떨어지며 실적에도 타격이 불가피했다. 실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67.1% 급감하더니 같은 해 4분기에는 6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여기에 사실상 생활가전사업부장이 부재라는 점도 가전 사업의 위기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생활가전사업부장을 비롯해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 VD사업부장까지 겸직하면서 부담으로 이어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의 반도체 불황이 장기화하며 가전사업의 부진도 더 부각되는 모양새"라며 "가전사업에서 업계를 리드하기보단 벤치마킹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면서 품질 문제도 발생해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수원 삼성디지털시티 [사진=삼성전자]
수원 삼성디지털시티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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