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2위 리드코프도 '영업 축소'…대부업 대출 빙하기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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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3-06-0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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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대부업계 2위 업체인 리드코프의 실적이 급하락했다. 금리 인상기를 맞아 대부업 본연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탓이다. 이를 만회하고자 석유사업 규모를 키우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앞서 업계 1위 업체인 러시앤캐시(아프로파이낸셜대부가)가 조기철수 의지를 내비친 상황에, 리드코프마저 대출 문을 좁히면 대부업 시장 전반이 경직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리드코프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7억7848만원으로 작년 동기(63억8622만원)보다 88%가 줄었다. 실적 악화 요인은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치솟은 조달비용이다. 대출 이자가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로 묶인 와중에, 조달비용 부담이 커져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졌다. 실제로 금리 인상 후 대부업 평균 조달금리는 연 5~6%대에서 연 9~10%까지 올랐다.

리드코프는 이에 대한 활로를 비금융사업에서 찾고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석유사업과 휴게소사업의 합산 수익 비중을 74.55%까지 키웠다. 대신 대부업 비중은 25.45%로, 재작년(36.35%)보다 10.9%포인트 줄였다. 금융 자산 규모도 작년 1분기 2901억원에서 올 1분기 2554억원으로 12%를 축소했다. 이 중 대출채권은 2514억원에서 2269억원으로 10%를 줄였다. 이는 즉 이에 비례하게 대부업 대출을 소극적으로 진행했다는 뜻이다.

향후 영업 방향도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았다. 리드코프 측은 “대부업 사업은 자금조달 및 업황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심사 능력 고도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서민 돈줄이 완벽하게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대부업 1위 업체인 러시앤캐시가 올해 말 국내 시장 철수 의지를 공식화한 상황에, 리드코프마저 대출을 줄이면 대부업 시장의 전체 공급량은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나머지 업체들이 해당 수요를 흡수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차라리 그보단 중소업체들이 이탈 흐름에 가세해 시장이 위축될 거란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경우, 불법 사금융 시장은 급팽창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서민금융연구원은 지난해 불법 사금융에 내몰린 저신용자가 7만 명에 육박할 거란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도 작년 불법 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상담 건수가 6만506건으로 3년 연속 증가했다고 밝혔다. 대부업 관계자는 “대형업체들의 잇단 이탈 및 취급 축소로 전체 공급량이 줄어들면, 불법 사금융을 찾는 속도는 지금보다 훨씬 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며 “현 상황에서는 불법 사금융의 원천적인 팽창이 불가피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대부업 종사자들은 이를 바로 잡으려면 일단 법정 최고금리를 상한선인 연 27.9%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고금리 인상이 어렵다면, 은행권 대출 활성화를 통해 최소 숨통이라도 열어줘야 할 것으로 봤다. 이 경우 조달비용 부담은 4%포인트 가까이 줄어들게 된다. 이를 유도하고자 금융당국은 우수대부업체에 한해 은행대출을 허용하는 프리미어리그를 도입했지만, 실효성은 전무한 상황이다.

이재선 한국대부금융협회 전무이사는 “시중은행들이 우수 대부업체에 대출해주는 실적을 서민금융 지원 실적에 간접적으로라도 포함하도록 해 제도 활성화를 유도해야 한다”며 “이러한 조치가 뒷받침돼야만 금융당국이 주장하는 ‘불법 사금융’ 근절 행위가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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