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끌어올리는 금융지주들···신종자본증권 발행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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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3-05-2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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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8대 금융지주, 1조2650억원 신종자본증권 발행 계획

  • 금융지주 평균 BIS비율 15.17%···"하반기 불확실성에 대비"

[사진= 연합뉴스]


금융지주사들이 자본 여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 발행 계획을 내놓고, 시장 상황을 보면서 발행 시기를 조율 중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이지만, 자본으로 인정돼 손실흡수능력을 높일 수 있다. 국내 금융지주들은 대체로 안정적인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으나, 하반기 만기 도래분과 불확실한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버퍼(여력)를 쌓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8대금융지주들은 지난해 연말부터 이사회 결의를 마치고, 약 1조2650억원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5대(KB·신한·하나·우리·농협) 금융 중에서는 KB금융을 제외한 신한·하나·우리·농협금융 4곳에서 모두 발행 계획을 내놨으며, 농협금융과 우리금융에서 수요 예측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수요 예측을 마친 농협금융은 27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수요예측 공모 희망 금리는 4.7~5.3%로, 등급은 'AA-'다. 우리금융 역시 발행 규모 2700억원 수준에 희망금리는 민간채권평가사 평가금리의 평균인 민평금리에 1~1.6%포인트를 가산해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현재 수요 예측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달 말 발행 계획을 확정해 공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도 335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며, 이 중 155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1800억원은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하나금융에선 지난달 2700억원, DGB금융에선 이달 1050억원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계획을 내놨다.

신종자본증권은 통상 건전성 확보를 위해 발행한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없거나, 30년 이상으로 긴 영구채로서, 설정된 금리에 따라 매년 일정한 이자나 배당을 준다. 높은 금리는 부담이지만,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을 높일 수 있다. BIS 비율 역시 잠재적으로 떠안고 있는 위험가중자산을 자기자본으로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 건전성 지표 중 하나다.

금융지주들은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지만, 선제적으로 자본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8대 금융지주의 BIS 비율은 평균 15.17%로, 국제 기준(8%)과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10.5%)을 안정적으로 웃돌고 있다. 최근 경기대응완충자본, 스트레스완충자본 등을 쌓으라는 당국의 요구를 고려할 때도 BIS 비율의 권장사항은 14% 수준이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하반기 어려운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어 미리 자본을 확충하고,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면서 "하반기에 과거 발행했다가 콜옵션으로 상환해야 하는 신종자본증권을 대비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또 연말연시 어려웠던 회사채 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금융지주들이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을 때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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