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로컬-법·이슈] 해운대구 "여긴 유흥주점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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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아주로앤피 편집위원
입력 2023-05-1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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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텔 규모에 비해 대규모 유흥시설

  • 주변 주거 단지 밀집, 교육 환경 보호

[아주로앤피]

[사진=픽사베이]

부산광역시 해운대구가 이른바 ‘룸살롱’으로 불리는 유흥주점 허가를 내주지 않은 이유가 법조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식품위생법 관련 조항 적용을 받는 유흥주점에 대해 지자체가 갈수록 인·허가 조건을 까다롭게 하는 분위기다.
 
◆부산시·해운대구 “주거·교육환경 저해”
10일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부산시 행정심판위원회는 최근 해운대구 중1동에서 영업 중인 한 호텔이 유흥주점을 내겠다는 청구를 기각했다. 법적 용어로는 관광호텔 사업계획 변경 승인신청 반환처분 취소청구다.

부산 최대 관광지이자 고급 주거단지가 밀집한 해운대해수욕장과 맞닿은 미포에 위치한 한 호텔을 운영하는 A회사.
 
지난해 12월 미포의 한 건물 4층에 관광호텔을 운영하던 A사는 5층까지 호텔을 확장하기 위해 해당 지자체인 해운대구에 변경 신청을 했다.
 
변경 내용에는 호텔 부대시설로 5층 전체를 유흥주점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유흥주점 영업을 하기 위해선 일정한 서식의 영업허가신청서에 법령에 규정된 서류를 첨부,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제출한 뒤 영업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에 대해 해운대구는 호텔 규모에 비해 유흥주점 규모가 지나치게 크고, 인근에 대규모 주거 단지가 밀집돼 있다는 이유로 사업계획을 반려했다.
 
이후 호텔 측은 유흥주점 면적을 줄여 재차 신청했지만 구는 다시 반려했다.
 
A사는 이에 불복, 해운대구 상급기관인 부산시 행정심판위원회에 구청의 반려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청구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 행정심판위원회는 “사업계획 변경승인 여부는 해운대구 재량에 속하고 구가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목적이 관광호텔이 받는 불이익보다 작지 않다”며 해운대구 행정 처분을 인정했다.
 
◆유흥주점은 식품접객업소 '최종 단계'
대한민국 안에서 식품을 파는 모든 곳은 식품위생법 시행령에 해당하는 ‘영업의 종류’ 중 하나다. 일부 노점상 등을 특별히 제외하면 신고 또는 허가 없이 음식을 팔면 불법인 셈이다. 무엇보다 술을 판매할 수 있는지에 따라 춤과 노래가 가능한지, 종업원의 성격은 어떤지에 따라 규제가 촘촘하다. 이 모든 업종 중 유흥주점업은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규제의 최종 단계에 해당한다.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 21조 영업의 종류
8. 식품접객업

가. 휴게음식점영업: 주로 다류(茶類), 아이스크림류 등을 조리·판매하거나 패스트푸드점, 분식점 형태의 영업 등 음식류를 조리·판매하는 영업으로서 음주행위가 허용되지 아니하는 영업. 다만, 편의점, 슈퍼마켓, 휴게소, 그 밖에 음식류를 판매하는 장소(만화가게 및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제7호에 따른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을 하는 영업소 등 음식류를 부수적으로 판매하는 장소를 포함한다)에서 컵라면, 일회용 다류 또는 그 밖의 음식류에 물을 부어 주는 경우는 제외한다.
 
나. 일반음식점영업: 음식류를 조리·판매하는 영업으로서 식사와 함께 부수적으로 음주행위가 허용되는 영업
 
다. 단란주점영업: 주로 주류를 조리·판매하는 영업으로서 손님이 노래를 부르는 행위가 허용되는 영업

 
라. 유흥주점 영업: 주로 주류를 조리·판매하는 영업으로서 유흥종사자를 두거나 유흥시설을 설치할 수 있고 손님이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영업
 
위 시행령에서 말하는 유흥종사자를 ‘법적으로 설명’하면 손님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노래 또는 춤으로 손님의 유흥을 돋우는 부녀자다.
 
◆호스트바는 유흥주점 아냐
이처럼 우리나라 법은 유흥종사자를 '부녀자'로 한정한다. 다시 말해 여성들만 유흥종사자로 둘 수 있기 때문에 남성들이 접대부로 일하는 일명 ‘호스트바’는 유흥주점 영업 허가를 받을 수 없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 호스트바는 일반음식점으로 영업을 한다.

호스트바가 식품위생법의 ‘사각지대’라는 지적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법 개정은 요원한 상황이다.
 
“유흥종사자에 남성을 포함하면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게 돼 남성 호스트 고용에 따른 사회적 파장이 클 수 있다”는 이유다. 한마디로 '뜨거운 감자', 호스트바를 양성화할 수 없다는 입장이 우세한 상황이다.
 
한편, 법원도 호스트바를 유흥주점이라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놓은 적이 있다.
 
2012년 5월 부산시 수영구청은 호스트바를 임대한 건물 소유자에 대해 지방세법 시행령에 따라 건물 취득세 등을 중과세했다. 건물 소유자는 중과세가 부당하다고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유흥주점 영업을 이유로 건물 소유주에게 중과세한 수영구청의 과세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건물주의 손을 들어준 것.
 
법원은 그 이유에 대해 “호스트바의 경우 일반적으로 남성이 유흥종사자로 일하는 점을 비춰볼 때 ‘부녀자’인 여성접객원을 둔 유흥주점이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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