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전세사기'에도 갭투자·깡통전세 여전히 기승…"지금은 시작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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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롬 기자
입력 2023-04-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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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까지도 전셋값>매매가 '마이너스 갭투자' 사례 잇달아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전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전세사기 피해 신고가 속출한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에서 여전히 깡통전세 사례가 잇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같은 사례뿐 아니라 매매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전세금이 책정된 사례도 적지 않아 향후 전세보증금 반환 사고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3일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주 KB국민은행 시세정보 기준으로 경기 화성시에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100%인 사례는 33건으로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세가율 90% 이상도 97건으로 경기도 시·군·구 지역 중에서 성남 분당구(139건) 다음으로 많았다. 

화성시에서 전세가율 90~100% 수준인 깡통전세로 집계된 단지는 동탄삼성디오네, 동탄역리코빌, 동탄우미쁘띠린, 동탄헤리움, 동탄역리치안, 석진블루체, 세비앙, 반송동 아시아프라자, 이너매스골드, 프리언스 등  동탄에 위치한 오피스텔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통상 실거래가를 토대로 한 전세가율이 80%를 넘으면 주인이 집을 팔아도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깡통전세'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판단한다. 

동탄에서는 전셋값이 매매가격보다 더 높은 사례도 수두룩했다. 화성시 석우동에 있는 동탄삼성디오네 오피스텔 전용 23㎡(3층)는 지난 11일 6500만원에 매매되고 사흘 뒤 6800만원에 전세계약됐다. 지난해 10월 8000만원에 매매거래된 동탄우미쁘띠린 오피스텔 전용 21㎡(6층)는 지난달 31일 8300만원에 전세계약서를 썼다.

이 밖에 이너매스골드 오피스텔 전용 20㎡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5200만~6000만원 선에서 매매거래됐지만 비슷한 시기에 전세거래는 6200만~7000만원대에서 이뤄졌다. 

이처럼 전세보증금이 매매가격과 비슷하거나 더 높으면 세입자가 추후 집주인에게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커진다. 특히 집값 상승기였던 2~3년 전부터 지난해 집값 하락기 전까지 화성에서 갭투자가 성행했는데 현재는 전세가가 하락 중이기 때문이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이 국토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과 9월 화성시 갭투자 비율은 전체 거래 가운데 21·24%, 18%에 달했다. 

최근 동탄신도시 일대에선 오피스텔 250여 채를 소유한 임대인 부부가 전세사기를 벌인 것으로 의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오피스텔 등 최소 43채를 소유한 임대인이 파산신청을 하기도 했다. 앞서 전세사기 피해가 발생한 서울 강서구와 인천 미추홀구, 화성 동탄신도시 외에도 경기 구리, 부산, 대전 등지에서 피해 사례가 줄줄이 나타나는 상황이다. 

향후 전세사기 피해가 전국으로 퍼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전세사기는 전세를 들어갈 때 시점과 현재 보증금을 돌려주는 시점 사이에 부동산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나타나는 문제이기 때문에 앞으로 집값이 하향 안정 기조로 흘러갈수록 전세사기 사건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터질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며 전국적으로 피해 사례가 급증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 임대차사이렌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국 시·군·구에서 전세가율 80% 넘는 지역은 총 36곳으로 집계됐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전세가율이 80%를 넘어 깡통주택으로 분류되는 곳은 12만1553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가율이 60∼80% 미만으로 향후 집값 하락 시 잠재적 깡통주택 위험군도 11만1481건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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