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한국 골프 남녀 아마추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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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3-04-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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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AC·WAAP·ANWA 등서 활약

손 하트를 만든 한국 여자 아마추어 선수들. [사진=WAAP]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주관·주최하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과 디 오픈 챔피언십을 주관·주최하는 로열앤드에이션트골프클럽(R&A)은 골프 원석을 발굴하기 위해 전 세계에 굴착기를 동원한다. 아시아에 설치한 굴착기가 바로 남자 대회인 아마추어 아시아 퍼시픽(AAC)과 여자 대회인 위민스 아마추어 아시아 퍼시픽(WAAP)이다.

AAC 우승자는 남자골프 4대 메이저 대회 중 2개(마스터스, 디 오픈)에 출전할 수 있다. 부상만 놓고 보면 한국 오픈 등 프로대회 우승보다 좋은 대우다. WAAP 우승자는 메이저 출전권 3장(AIG 위민스 오픈,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셰브런 챔피언십)을 거머쥔다.

제13회를 맞이한 AAC에서 한국 선수는 2회 우승했다. 첫해인 2009년(한창원 우승)과 5회 대회였던 2013년(이창우 우승)이다. 이후 8회 동안 한국 선수는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태국 촌부리의 아마타 스프링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는 대한골프협회(KGA) 국가대표 4명이 출격했다. 장유빈, 조우영, 송민혁 등이다. 첫날 치고 나간 것은 송민혁이다. 4언더파 68타로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송민혁은 "디 오픈에 출전하고 싶다. 스코틀랜드 링크스 코스를 경험해 보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송민혁은 3라운드 이글로 상승세를 탔지만 최종 4라운드 오버파로 우승 문턱에서 미끄러지고 말았다.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지만, 한국은 AAC 우승에 한발 다가갔다.

AAC에 출전했던 조우영은 공동 20위, 장유빈은 공동 24위로 대회를 마쳤다. 두 선수는 올해로 연기된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기회를 얻었다. 장유빈은 지난 달 충남 태안군 솔라고 컨트리클럽 솔 코스(파71)에서 열린 스릭슨(KPGA 2부) 투어 개막전에서 우승했다.

프로골퍼들을 제치고 아마추어 골퍼가 우승컵을 들었다. 장유빈은 "우승해서 정말 기쁘다. 올해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의미 있는 해다. 컨디션을 유지해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며 "아시안게임 이후에는 코리안 투어 시드 확보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장소에서 열린 두 번째 대회에서는 보란 듯이 조우영이 첫 우승을 기록했다. 조우영은 "아마추어 신분으로 우승해서 감격스럽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좋은 기운을 받은 것 같다. (장)유빈이가 우승해서 자극을 받기도 했다. 스릭슨 투어에서 더 많은 우승을 쌓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아마추어인 장유빈과 조우영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임성재, 김시우와 금메달에 도전한다. 한국 남자 선수들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금메달을 놓치고 있다. 이번이 3번째 도전이다.

AAC 종료 한 주 뒤 제3회 WAAP가 태국 파타야의 시암 컨트리클럽 워터사이드 코스(파72)에서 개최됐다. 이 대회에는 KGA 국가대표인 임지유, 김민솔, 박예지 등이 출전했다. 당시 대회를 휩쓴 선수는 임지유다.

임지유는 1라운드 4위, 2라운드 2위, 3라운드 공동 선두에 위치했다. 순위가 점점 높아졌다. 상승세로 우승을 눈앞에 뒀다. 최종 4라운드를 앞둔 임지유는 "우승할 것이다. 꿈은 AIG 위민스 오픈 출전이다. 출전을 위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날 오후 상황은 임지유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6번 홀에서 무려 5타를 잃었다. 임지유는 "내년 3월에 다시 나온다면 그때 목표는 우승이다. 이번처럼 큰 실수 없이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티샷 중인 임지유. [사진=ANWA]

제5회 WAAP는 지난 달 싱가포르 아일랜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개최됐다. 넉 달만의 개최다. 임지유, 김민솔, 박예지가 2년 연속 대회에 출전했다. 1라운드는 김민솔이 5언더파 67타를 때리며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2라운드는 임지유가 질 수 없다는 듯이 8언더파 64타로 4위에 올랐다.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낚으며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김민솔은 2라운드에서 8언더파 136타를 때렸다. 당시 태국의 엘리아 개리츠키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김민솔이 무너진 것은 3라운드부터다. 오버파를 기록했다. 개리츠키의 등장으로 하강 곡선을 탔다.

김민솔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표정을 지었다. 최종 4라운드는 전환점이 돼 언더파를 쳤지만, 우승은 개리츠키에게 내주고 말았다. 개리츠키는 다른 선수들과 5타 나 벌렸다. 압도적인 모습이다.

개리츠키와 임지유·김민솔은 한 달 뒤 2차전을 가졌다. 이번에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근교에서 열린 ANWA에서다. ANWA는 사흘(54홀) 방식 대회다. 1·2라운드는 에번스의 챔피언스 리트리트(파72)에서 개최됐다. 2라운드 결과 상위 30명이 최종 3라운드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 진출할 수 있었다.

임지유는 1라운드 7위, 2라운드 6위로 오거스타 내셔널에 진출했다. 반면, WAAP 우승자인 개리츠키와 김민솔은 30위밖에 머물며 컷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임지유는 골프장을 옮겨도 상위권을 유지했다. 흔들림이 없었다. 난도 높은 오거스타 내셔널에서 이븐파 72타를 쳤다. 마지막 3홀에서 거푸 버디를 낚으며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공동 5위는 ANWA에서 기록한 한국 선수 최고 순위다. 종전 기록자는 방신실로 공동 8위였다. 한국은 ANWA 역시 우승에 다가가고 있다.

임지유는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 아쉬움이 남았다"며 "전반에는 바람 계산을 잘못했다. 그래서 점수를 잃었다. 아멘 코너(11~13번 홀)는 파로 잘 넘어갔다. 14번 홀에서는 더블 보기를 했지만, 마지막 3홀에서 버디 3개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티샷 중인 김민솔. [사진=AN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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