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위기 부동산으로 옮겨붙나"...美 블랙스톤, 부동산 리츠 상품 환매 요청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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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권 기자
입력 2023-04-04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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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촉발된 은행 위기가 부동산 금융 시장까지 번지고 있다. 부동산 펀드 환매 요청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 최대 자산운용펀드 블랙스톤(Blackstone)에 리츠 상품 'Breit'에 환매를 요청하는 자금 규모가 전월 대비 15% 급증했다. 3월 기준 조기 환매를 요구한 규모가 45억달러(약 6조원)에 달한다.

블랙스톤의 간판 상품인 해당 부동산 펀드는 부유층 개인 투자자에게 부동산 투자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2017년 출시됐다. 설립 5년 만에 운용자산 규모가 700억달러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작년부터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부문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달 불거진 SVB 사태 이후로는 상업용 부동산 투자 익스포저가 많은 중소은행의 연쇄 부실화 전망까지 더해졌다. 이 부문에 대한 대출 부실 우려가 높아지면서다.

이에 투자자들은 부동산 펀드 환매를 요청하기 시작했다. 특히 아시아 지역 투자자들의 펀드 환매 요청이 가장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이외 지역의 투자자들은 지난 1년간 브라이트 펀드 투자 비중을 절반가량 줄였다.

하지만 블랙스톤이 브라이트 펀드의 조기 환매 규모를 제한하고 있어 지난달 투자자들에게 돌려준 자금은 6억6600만 달러에 그쳤다. 이로써 블랙스톤은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 연속 브라이트 펀드 환매를 제한하게 됐다. 고소득 개인투자자를 겨냥해 2017년 출시된 이 펀드는 약관에 따라 환매 규모를 매달 순자산의 2%, 매 분기당 최대 5%로 제한하고 있다.

블랙스톤은 "펀드에 설정된 환매 한도를 이용해 인출 요구액 중 6억6600만달러만 고객들에게 돌려줬다"고 밝혔다. 

블랙스톤 측은 SVB 사태가 되레 브라이트 펀드의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은행들이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가능성과 금리 인상 부담으로 대출 영업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부동산 신규 대출 억제 및 공급 축소, 부동산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역내 금융회사에 상업용 부동산 펀드에 대한 점검 작업을 벌일 것을 요구했다. 부동산 부문이 유동성 위기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 전문 리츠는 지난 10년간 세 배 이상 급증해 1조 유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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