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지수 구성의 함정 ①건설] 'KRX건설' 2차전지주 포스코케미칼이 쥐락펴락…업황 최악에도 지수만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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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준 기자
입력 2023-03-1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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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RX건설 지수 올들어 15% 올랐지만 건설업종은 활폐

  • 대형건설주 수익률 -1%~5%대…지수 믿고 투자땐 낭패

  • 2차전지주 포스코케미칼 비중이 30%… 업종 특성 왜곡

한국거래소 CI[사진=한국거래소 ]


#. KRX 산업지수는 대한민국 증권시장에서 상장된 기업들 중에서 특정 산업군의 주가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수다. KRX 산업지수가 중요한 이유는 산업군의 경제성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KRX 자동차 지수의 상승과 하락은 국내 자동차 시장의 성장과 침체를 나타내는 시그널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KRX 산업지수가 왜곡될 경우 투자자들은 실제 산업 업황과 다른 투자 판단을 내리게 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해당 산업군에 대한 신뢰도를 상실하게 된다. KRX 산업지수가 적절한 대표성을 갖고 있는지, 지수가 현재 정확하게 계산되고 있는지 등을 조망하고 해법을 모색해본다.  -편집자주- 

건설 섹터 투자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선정하는 업종별 KRX지수의 편입 비율이 시장 상황을 오히려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건설 업황이 어려운 가운데 KRX건설 지수는 연초대비 15%가량 상승했다. 2차전지주로 분류되는 포스코케미칼의 편입 비중이 무려 30%를 상회하며 발생한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역으로 향후 건설 업황이 회복되더라도 2차전지 산업이 불황을 겪게 되면 건설 섹터 전체의 상승세는 꺾일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KRX건설 지수 종합정보[자료=한국거래소]


지난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건설주는 올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KRX건설 지수는 올 1월 2일 524.94였는데 이날 601.69를 기록하며 76.75포인트(14.62%)나 올랐다. 해당 지수는 올해 한국거래소에서 산출하는 28개 KRX 지수 가운데 3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236.40에서 2348.97포인트로 112.57포인트(5.03%)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10% 가까이 상회한 것이다.
 
'2차전지주' 포스코케미칼, 건설 섹터 절대강자
건설 섹터는 삼성엔지니어링, 현대건설, GS건설 등 굴지의 건설사 외에도 포스코케미칼, 한전기술 등을 포함하는 28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주목할 부분은 포스코케미칼의 시가총액 비중이 39%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포스코케미칼을 제외한 건설 섹터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11.5%), 현대건설(8.3%), 쌍용C&E(5.7%), 한전기술 (5.6%) 등이 비중을 구성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포스코케미칼을 2차전지 관련주로 인식하고 있다. 회사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의 양극재인 양극소재를 제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2차전지 시장에서 선두적인 입지를 갖고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KRX건설 포스코케미칼 시총 비중에 대해 "KRX지수 종목을 산정할 때 기업의 시총보다는 유동주식비율을 고려한다"고 답변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KRX건설 지수는 GICS(The Global Industry Classification Standard, S&P와 MSCI가 1999년 공동으로 개발한 증시전용 산업분류체계) 산업분류에 따라 심사대상 종목 중 건설 섹터에 해당하는 종목들을 유동시가총액 가중방식으로 구성한다. 여기서 유동시가총액은 기업이 시장에 풀어놓은 주식에 대한 시가총액을 의미한다.
 
정확한 산정방식을 고려해도 KRX건설 지수에서 포스코케미칼의 영향력이 큰 건 매한가지다. 14일 기준 포스코케미칼의 시가총액은 18조5130억원이다. 유동주식비율인 37.38%를 고려하면, 포스코케미칼의 유동시가총액은 6조9204억원이다. 포스코케미칼의 유동시가총액이 KRX건설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0.41%가 된다. 그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삼성엔지니어링(19%)과 비교해도 격차가 10% 이상 벌어진다.
 
KRX건설 지수 보고 건설주 투자했다간 낭패
건설주를 고루 편입하는 섹터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건설 업황과는 동떨어진 왜곡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현재 증시에 상장된 건설 ETF로는 △KODEX건설 △KBSTAR200건설 △TIGER200건설 ETF 세 종목이 있다. KRX건설 지수가 올초부터 15% 가까이 상승하는 동안, 종목들의 상승률은 각각 14.42%, 14.32%, 13.80%이다.

TIGER 200건설과 KBSTAR 200건설이 코스피 200건설지수를 추종하며, KODEX 건설 ETF는 KRX건설 지수를 따른다. 두 지수 모두 건설업종을 대표하며, 포스코케미칼은 두 지수에 모두 편입 종목으로 포함된다.

문제는 투자자가 건설업종에 관심이 많지만, 어느 건설주를 고를지 확신이 없을 때 발생하게 된다. KRX건설 지수의 상승세를 보고 대표적인 건설업종을 매수할 경우 기대 수익은커녕 투자 피해를 볼 수 있다. KRX건설 지수가 건설 업황에 따른 주가의 방향성을 정확하게 가이드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들어 KRX건설 지수가 15%가량 오를 동안 굴지의 건설주인 현대건설, GS건설, DL이앤씨 등은 각각 5.65%, 4.99%, -1.40%의 수익률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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